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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초의 침묵”…시각 장애인 농구 선수 위한 2500명 관중의 배려

입력 | 2022-03-30 11:22:00


 미국의 한 고등학교 농구 경기에서 시각 장애인 농구 선수가 자신의 슛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관중 수천 명이 15초간 일제히 침묵하는 아름다운 풍경이 연출됐다.

29일(현지시간) 미국 폭스 뉴스에 따르면 지난주 제일란트 공립학교 시각장애인 농구 선수인 율리아나 후글랜드(17)는 2500명이 넘는 관중들의 배려가 담긴 침묵 속에서 자유투에 성공했다.

율리아나 후글랜드는 미시간주 제일란트에 있는 제일란트 공립학교의 학생이자 시각장애인 농구 선수이다.

지난주 열린 농구 경기에서 율리아나의 자유투를 앞두고 2500명의 관중은 15초간 침묵한 채 숨소리조차 죽였다. 골대가 어디에 있는지 두드리는 신호를 율리아나가 들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율리아나가 슛을 성공시키자 관중들은 열광했다. 이 영상은 제일란트 공립학교 페이스북에 게시됐다.

율리아나의 엄마인 카렌 후글랜드는 “슛을 성공시킨 딸이 자랑스럽다”며 “딸이 네트를 두드리는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관중들이 극도로 조용하고 정중한 응원을 보내는 모습을 보았고, (슛 성공 후 ‘와’ 하고) 큰 격려의 함성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율리아나는 “나는 내가 해내리라 생각하지 않았다”며 “내 희망은 시각장애인이 단순한 시각장애인이 아니라는 것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율리아나는 “시각장애인이 할 수 없는 일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싶다”며 “내 영상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려움에 굴복하지 않고 계속 도전할 수 있는 영감을 주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제일란트 공립학교의 교육감 브랜디 린 맨드함 박사는 율리아나가 참여한 ‘제트 링크’(특수 올림픽 통합 스포츠에 참여하는 프로그램)가 학교의 자랑스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제트 링크의 주임 교사 네이트 반데구치는 율리아나가 슛에 대한 감을 잡기 위해 수년간 노력했다고 말했다.

네이트는 “율리아나가 2500명의 사람들 앞에서 다시 한번 슛을 성공시키는 걸 보니 너무 감동적이었다”며 “율리아나와 가족들은 더할 나위 없이 기뻐했고 우리 모두 인상 깊은 하루를 보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