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北 풍계리서 핵실험 준비 정황…3번 갱도 복구 활동 등 위성 포착”

입력 | 2022-03-30 13:20:00


한미 정보당국이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복구 작업에 나선 것으로 파악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민간위성 사진에서도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핵실험용 갱도 굴착 정황이 포착됐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이어 핵실험 재개에 나서려는 움직임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후루카와 가쓰히사(古川勝久) 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위원은 민간연구단체 오픈뉴클리어네트워크(ONN)를 통해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남측 3번 갱도 입구 등에서 활발한 복구 활동에 나섰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미국 상업위성 업체 맥사가 이달 4일과 16, 23, 24일 촬영된 위성사진 분석 결과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 입구에서 굴착 흔적과 새 건물 건축 및 복구 활동 정황을 보여주는 움직임이 포착됐다고 분석했다. 4일 촬영된 위성사진에는 3번 갱도 입구 인근에 지난해까지 없었던 새로운 건축물이 건설됐으며 기존에 반파됐던 건물 주변에 통나무 더미 등 건축자재들이 발견됐다는 것. 또 3번 갱도 입구 주변에는 활발한 차량 이동의 흔적들도 포착됐다.

16일과 23일 촬영된 위성사진에는 반파됐던 건물 주변의 건축자재가 사라진 대신 건물 지붕들이 일부 수리됐다. 또 새 건물 인근에 삼각형 형태의 물체가 방수포에 덮여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후루카와 전 위원은 이 삼각형 형태의 물체는 2018년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일부 파괴하기 전 1, 2번 갱도 굴착과 관련된 건물 인근에 놓여 있던 물체와 일치한다고 분석했다. 또 24일 촬영된 위성사진에는 3번 갱도 주변에 굴착의 흔적을 보여주는 최소 2곳의 흙더미가 포착됐다. 후루카와 전 위원은 3번 갱도와 중앙행정시설을 오간 차량의 흔적들이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후루카와 전 위원은 “이 같은 변화는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복구를 이미 시작했거나 복구를 위한 과정에 들어갔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며 “북한이 3번 갱도 입구를 새롭게 굴착하고 있는 것은 다가올 핵실험에 사용하기 위한 복구를 시작했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한미 정보당국은 앞서 북한이 3번 갱도에서 새로운 통로를 굴착하는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폭파로 무너져 내린 갱도 입구와 진입로를 보수하는 대신 갱도 내부로 향하는 지름길을 뚫는 작업이 진행 중이라는 것. 한국 군 당국은 현재 속도라면 북한이 한 달 이내에 갱도를 완전히 복구하고 7차 핵실험을 준비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