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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항복 요구에 “꺼져라”던 국경 수비대원 훈장…포로 교환으로 생환

입력 | 2022-03-30 17:49:00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 2월 24일, 항복을 요구하는 러시아 군함에 “꺼져라”라며 맞섰던 우크라이나 병사가 훈장을 받았다.

이 병사는 러시아의 투항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항전하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지만, 러시아에 포로 잡혀있다 최근 생환했다.

29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이날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국경 수비대원 로먼 흐리보우에게 훈장을 수여했다고 밝혔다.

흐리보우는 러시아가 침공한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 본토 남단에서 48㎞ 떨어진 흑해의 즈미니섬에서 다른 국경수비대원 12명과 함께 영해를 지키고 있었다.

러시아 군함은 “무기를 내려놓고 투항하면 유혈 사태와 불필요한 사상은 피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포격하겠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흐리보우는 “러시아 군함, 꺼져라”면서 끝까지 항전했다. 이후 러시아군의 포격이 쏟아졌고, 흐리보우는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녹음 내용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전 세계로 빠르게 퍼져나갔다. 흐리보우의 교신 내용은 반전 시위 문구로 활용되거나 우표로 제작되는 등 반향을 일으켰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이들을 기리며 ‘사후 훈장’을 수여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얼마 뒤 이들이 러시아군의 포로로 잡혔다는 사실이 전해졌고, 흐리보우는 이달 27일 포로 교환을 통해 우크라이나로 돌아올 수 있었다.

흐리보우는 이고르 타부레츠 체르카시 지방청장으로부터 훈장을 받았으며, 이 모습을 담은 영상이 SNS를 통해 공개된 것이다.

흐리보우는 “항전 후 포로로 잡혔다. 살아돌아올 수 있도록 지지를 보내 준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큰 감사를 표하고 싶다”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최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포로로 잡힌 군인을 교환하자는 러시아의 제안을 받아들였다”며 “국경 수비대원 중 일부는 사망하고, 나머지는 포로로 잡혔다. 사망한 군인들은 모두 영웅이다”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