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 거리두기 완화 조치 제안 4월 4일부터 ‘밤12시-10인’ 요청
정부가 식당?카페를 비롯한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제한 시간을 오후 11시까지 1시간 연장한 가운데 6일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문구가 쓰여 있다. 뉴스1
신용현 인수위 대변인은 30일 기자회견에서 “객관적 데이터를 통해 코로나19 확산 정점을 지났다는 것이 확인되는 즉시 영업시간 제한 전면 폐지 등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조치를 취할 것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제안했다”라고 밝혔다. 다른 인수위 관계자는 “최종적으로는 거리 두기 제도를 전면 철폐하는 것이 목표이고 방역당국도 이에 공감했다”라면서도 “아직은 일일 신규 확진자 추이가 오르내리고 있는 만큼 객관적 데이터를 더 모아서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인수위 코로나19대응특별위원회는 다음 달 4일부터 사적모임 인원은 10명, 영업시간 제한은 자정까지로 완화하는 방안을 보건복지부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사회적 거리 두기(모임인원 8인-영업시간 오후 11시)가 3일 종료되는 데 따른 조치다. 방역당국은 중대본 등의 논의를 거쳐 1일 거리 두기 최종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확진자 크게 안줄고 위중증 늘어… 안철수 “정점 확인뒤 방역 완화”
인수위, 40만명대 확진자 나오자… 영업시간 제한 폐지서 신중론으로
정부, 내일 거리두기 최종안 발표… 확진부터 사망까지 1주일로 줄며
“지금이 사망자 정점” 관측도 제기… 당국 “내주부터 사망자 감소할수도”
○ 거리 두기 ‘10인-밤 12시’ 우선 검토
정부와 인수위는 4일부터 적용될 새 거리 두기의 방향으로 ‘소폭 완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모임 인원은 10명으로 늘리고, 영업시간은 밤 12시까지 확대하는 안을 우선 검토하고 있다.의사 출신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30일 브리핑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증가 추세에 있을 때 거리 두기를 약화시키다 보니 (코로나19가) 확산됐는데, 이건 잘못됐다”며 이전의 방역 완화를 비판했다. 안 위원장은 “확산 감소세가 확실히 확인됐을 때는 단계적으로 거리 두기를 완화하라고 정부에 요청하고 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수위는 당초 영업시간 제한을 완전히 없애는 안을 고려했지만 30일 0시 기준 확진자가 다시 40만 명대(42만4641명)로 치솟자 신중론으로 돌아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인수위 안팎에선 ‘거리 두기 무용(無用)’ 여론이 계속 나오고 있다. 신용현 인수위 대변인은 “정부에 더 좋은 자료가 있겠지만 (인수위 분석으로는) 11개 기관 중 9개 기관이 코로나19 확산 감소에 들어갔다고 한다”며 “크게 효과가 없다고 인정되는 영업시간 제한은 폐지까지도 (정부에) 주문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당국 “다음 주부터 사망자 줄어들 가능성도”
방역당국은 완만하게 감소세로 바뀐 확진자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사망자도 다음 주부터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이제 유행이 완만한 감소세로 돌아선 만큼 (한 주 뒤인) 다음 주부터 사망자가 점차 감소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이런 분석엔 최근 코로나19 확진 후 사망에 이르는 기간이 줄어든 점이 영향을 미쳤다. 방역당국이 지난주(20∼26일) 발생한 사망자 2516명을 분석한 결과, 확진부터 사망까지 걸린 기간이 평균 7일이었다. 이전에 2, 3주 걸리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줄었다.
이 때문에 사망자가 하루 600∼800명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문가 예상과 달리 하루 300∼400명대인 지금이 ‘사망자 정점’이란 관측이 나온다. 백순영 가톨릭대 의대 명예교수(미생물학교실)는 “환자가 확진 뒤 한 주 만에 사망한다는 건 고위험 환자를 제대로 치료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정부는 인수위 요청을 받아들여 일반 국민 1만 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항체가 얼마나 있는지를 조사하기로 했다. 안 위원장은 “질병 관리, 방역 관리에 도움이 되는 과학적 데이터이기에 우리가 주장했고, 정부가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김소영 기자 k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