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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 보여줄래?”… 9세와 영상통화, 뇌출혈 운전자 구조 [휴지통]

입력 | 2022-03-31 03:00:00

경찰, 영상속 풍경보고 ‘위치’ 찾아



지난달 14일 경기 화성서부경찰서 방도선 경위와 영상통화를 하던 A 양이 방 경위에게 보여준 차창 밖 모습. 방 경위는 이를 보고 위치를 확인해 A 양과 이모를 구조할 수 있었다.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창문 밖을 보여줄 수 있겠니.”

지난달 14일 오후 5시 반, 초등학생인 A 양(9)과 영상통화를 하던 방도선 경위(화성서부경찰서 매송파출소)가 침착하게 말을 건넸다. A 양은 이모와 함께 경기 화성시 비봉∼매송 간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약 10분 전 A 양의 어머니는 “딸과 함께 병원에 간 여동생이 몸이 아픈 것 같다. 전화를 안 받는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방 경위는 휴대전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으로 차량을 추적했지만 ‘반경 2∼3km’로만 표시돼 정확한 위치정보를 알 수 없었다.

수차례 통화 시도 끝에 어렵게 이모 B 씨와 연락이 닿았지만 발음이 어눌하고 의사소통이 어려워 정상적 통화가 불가능했다. 방 경위는 차 안에 있던 A 양과 영상통화를 하면서 B 씨가 갓길에 차를 대도록 유도했다.

이후 A 양은 방 경위가 시키는 대로 휴대전화를 통해 주변 모습을 보여줬다. 방 경위는 풍경으로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고 “조금만 기다려, 아저씨가 가고 있어”라며 A 양을 안정시켰다.

방 경위는 오후 5시 37분경 A 양이 탄 차량을 발견했고 곧바로 B 씨를 병원으로 이송했다. B 씨는 뇌출혈 진단을 받았다. 방 경위는 “고속도로여서 매우 위험했다. 2차 사고 없이 무사히 구조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화성=이경진 기자 lk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