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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16년 만에 UAE에 덜미

입력 | 2022-03-31 03:00:00

카타르월드컵 최종예선 0-1 패배
레바논 꺾은 이란에 조1위 내줘
중원압박 뚫지 못하고 역습 당해
결정적인 슛도 골대 두 번 맞아




기습 한 방에 무너졌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16년 만에 아랍에미리트(UAE)에 패하면서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조 1위를 내줬다.

한국은 29일 UAE 두바이에서 열린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최종 10차전 UAE와의 경기에서 후반 9분 하리브 압달라 수하일에게 결승골을 내주고 0-1로 졌다. 한국은 2006년 친선경기 이후 16년 만에 UAE에 패배를 당했다. 최근 UAE전 6연승 행진도 멈췄다. 이날 패배로 한국은 최종 예선 7승 2무 1패(승점 23)로 A조 2위로 내려앉았고 레바논을 2-0으로 이긴 이란(승점 25)이 A조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UAE를 상대로 수비라인을 하프라인 근처까지 끌어 올리며 공격에 치중하다 허를 찔렸다. UAE는 드로잉에 이어 두세 번의 터치로 한국 수비라인을 뚫었다. 한국의 수비진이 모두 전진한 상태에서 텅 빈 공간을 질주한 수하일의 슛은 그대로 골문을 갈랐다. 뒷공간이 비어 있는 위험한 상황에서 상대가 분명히 역습을 노릴 만한 모습이었지만 적극적인 볼 경합을 하지 못해 상대 공격수를 놓친 것과 적극적인 커버플레이를 못한 것 등이 뼈아팠다. 한국은 앞서 전반 11분에도 전진했던 수비라인이 뚫린 뒤 크로스를 허용했고 수비수 김태환이 상대 옷을 잡아 페널티킥 논란이 일기도 하는 등 역습에 노출됐다.

한국은 또 전반 초중반 UAE가 강한 전방 압박에 나설 때면 경기의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빌드업 축구를 추구하는 벤투호는 이전부터 경기의 출발점이 되는 수비진과 미드필더 사이의 연계를 방해하는 전방 압박에 취약한 모습을 보였는데 이날 그 부분이 다시 드러났다.

한국은 전반 43분 황희찬(울버햄프턴)과 후반 15분 황의조(보르도)의 슈팅이 골대를 맞히는 등 불운도 따랐다. 하지만 조 3위로 호주와의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려는 UAE의 적극적인 밀집 수비를 뚫지 못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경기 뒤 “패인은 내부에 있다”며 선수들의 정신력을 지적했다. 조 1위를 앞두고 방심한 탓인지 전체적으로 느슨한 모습과 태도가 볼 경합 및 압박에 대처하는 순간에 있어서의 실수 등으로 이어진 점을 지적했다. 정신력과 더불어 상대 압박에 대처하는 협업 플레이나 부분 전술 등을 계속 다듬을 필요성이 제기됐다. 벤투 감독은 “오늘의 시그널을 이해하지 못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대책 마련을 강조했다.

한편 벤투 감독은 다음 달 2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조 추첨에 참석한다. 조 추첨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순위대로 포트를 나눠 진행된다. FIFA 랭킹 29위인 한국은 3포트에 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