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가니스트 김희성 내달 연주회
오르간과 타악기. 쉽사리 머리에 떠오르는 조합은 아니다. 오르간은 한 음을 누르면 같은 음량이 지속되지만 대부분의 타악기는 탕 치면 바로 음량이 줄어든다. 오르간이 종교적이라면 타악기는 감각적이다. “그런 상반된 점이 매력이죠. 소리를 내는 원리부터 다르니까 멋진 대조를 이루고, 큰북이나 팀파니의 저음은 오르간의 소리를 더 웅장하게 만들어 줍니다.”
25일 전화로 만난 오르가니스트 김희성(이화여대 교수·사진)의 설명이다. 그는 4월 11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카로스 타악기앙상블과 함께하는 파이프오르간 독주회 ‘새로운 삶을 향하여’를 연다. 1989년 창립된 국내 대표 타악기앙상블인 카로스 타악기앙상블과는 2016년 이후 다섯 번째 함께하는 무대다. 이번 독주회에서는 바흐, 프랑크, 리스트의 오르간 독주곡을 솔로 연주한 뒤 카로스 타악기앙상블과 풀랑크의 오르간협주곡(1938년)을 협연한다. 원곡은 오르간과 현악앙상블, 팀파니가 등장한다.
“풀랑크의 협주곡에는 인간의 희로애락이 모두 담겨 있죠. 마지막은 G음의 한 음으로 끝나는데 제게는 기도처럼 여겨집니다. 기독교의 고난주간에 열리는 이 연주가 제 기도가 될 겁니다.”
“음악회를 해도 될지 고민이 됐어요. 그렇지만 이번에 연주할 네 곡은 마치 ‘지금 아무것도 안 하고 있을 때가 아니야’라는 메시지처럼 다가왔습니다. 교육자로서 끝까지 본을 보여야 하는 것이 연주입니다.”
그는 카로스 타악기앙상블과 생상스 ‘동물의 사육제’, 무소륵스키 ‘전람회의 그림’, 뒤프레 ‘수난 교향곡’ 등에서 호흡을 맞춰 왔다. “너무나 긍정적이고 밝은 에너지를 전해주는 팀이죠. 연습 때마다 늘 30분 먼저 악기를 세팅하고 기다릴 만큼 성실하고, 또 기가 막히게 맞춰줘요. 진심과 믿음을 바탕으로 함께하고 있습니다.”
2만∼5만 원.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