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사이버첩보기관 수장인 제레미 플레밍 국립사이버보안센터 국장은 30일(현지시간) 호주의 캔버라에서 행한 강연에서 “ 푸틴 정부가 지금은 사이버 공격의 대상을 찾고 있는 중”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푸틴은 실패한 우크라이나 침공의 만회를 위해 용병을 대거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플레밍 국장이 언론에 공개한 연설 초안에 따르면 영국 사이버첩보국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대 러시아 첩보전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플레밍은 “ 러시아의 우크라 전쟁에 관한 대규모 가짜 뉴스 살포와 허위 선전에 고도로 효과적인 방어를 해냈다”고 우크라이나군의 사이버 공격 방어능력에 찬사를 보냈다.
“그렇다고 이번 전쟁에서 러시아가 사이버공격을 보여주지 않은 건 아니다. 엄청나게 많은 작전을 폈다. 영국 정보부가 파악한 증거만 해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정부와 군시스템을 수없이 공격하고 해킹했다는 사실은 확실하다”고 플레밍 국장은 말했다.
“그 뿐 아니라 러시아의 사이버공격 활동의 ‘스필 오버’( spillover ) 현상이 주변국들과 러시아에게 반대하는 다른 나라에서 사이버 공격으로 나타나는 조짐이 크게 늘어났다”고 그는 말했지만, 그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다만 영국과 서방 국가들이 앞으로도 우크라이나의 사이버 보안과 방어활동을 강화하도록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러시아가 부진한 러시아 군의 전황을 만회하기 위해서 와그너 그룹 같은 민간 용병 조직을 대대적으로 투입하고 앞으로도 증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과 유럽연합은 와그너 그룹이 러시아군의 전력손실을 보강하고 전투 일선에 나서는 대리역할을 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푸틴 정부는 그런 용병의 존재 조차도 부인하고 있다.
플레밍도 푸틴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속전 속결로 점령하려 했던 군사작전이 “ 대대적인 오판”으로 인해 실패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러시아와 함께 새로운 세계 질서를 만들고 싶어하는 중국은 동맹인 러시아가 처한 위기를 잘 알고 있으면서도 “그런 불법적인 침략행위를 의도적으로, 불법적으로, 눈감아 주고 있다”며 중국을 비난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