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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에너지 제재에 美 LNG 수출 붐…천연가스 가격 상승

입력 | 2022-03-31 10:14:00


미국산 셰일 가스가 유럽의 러시아산 천연가스 대체재로 떠오르면서 미국에서 재고는 줄고 가격은 오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천연가스를 해외로 수출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미국 내 재고는 줄고 가격은 비싸지고 있다.

천연가스 가격은 보통 난방 수요가 늘어나는 겨울철이 지나고 냉방 시즌이 시작되기 전인 봄이면 하락한다. 이런 흐름에 가스 생산업체와 거래업체들은 통상 비수기를 이용해 여름용 재고를 비축해 놓는데, 올해는 다른 양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올해 미국산 천연가스는 기록적인 수출량과 백악관이 러시아 공급을 대체하기 위해 더 많은 액화천연가스(LNG)를 지원하겠다고 한 영향으로 가격이 오르고 있다.

5월 인도분 미국산 천연가스 선물가격은 100만BTU(열량 단위)당 5.605달러까지 올랐다. 이는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오른 것이며 올해에만 현재까지 50% 상승한 것이다. 지난 몇 년 간 천연가스 거래가는 2달러에서 3.50달러 선을 오갔다.

한 해를 시작하기 전 이렇게 가격이 급격히 오른 것은 2008년이 마지막이었다. 당시 금융위기를 앞두고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다. 이후 경기 침체와 셰일 시추 붐의 영향으로 10년 이상 가격이 떨어졌다.

미 에너지정보국(EIA)에 따르면 미국 48개 주에 저장되어 있는 천연가스량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보다도 높다. 이런 생산량에도 불구하고 올해에는 최근 5년 간 이맘때쯤의 평균보다 17% 낮다.

라보뱅크 수석 상품전략가 라이언 피츠모리스는 “미국 가스시장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면서 천연가스가 100만BTU당 6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생산자들도 이러한 가격 인상을 예측하고 있다.

댈러스연방준비은행이 이달 조사한 석유 및 가스 임원 대부분은 천연가스 가격이 4달러에서 5.50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 그룹 분석가 사만다 다트는 올 여름 천연가스 가격은 4.50달러, 겨울은 5.15달러에 이를 것으로 봤다. 기존 전망치는 각각 3.45달러, 3.55달러였다.

가스 가격의 상승은 플라스틱, 비료, 콘크리트, 철강의 제조 비용을 증가시켜 미국 내 인플레이션을 유발했다. 이는 미국인들이 몇 년만에 가장 높은 전기료와 난방비를 감당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지난주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유럽에 수출하는 LNG 물량을 향후 몇 년 동안 두 배 이상 늘리기로 합의했다. 이에 유럽은 미국에서 카타르와 호주를 제치고 최대 규모 LNG 수출국이 됐다.

분석가들은 올 1월 천연가스 해외 판매가 증가했고 2월에는 다소 감소했지만 새로운 설비가 생산량을 늘리면서 수출량이 증가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EIA는 올해 LNG 수출량이 지난해보다 16% 증가한 하루 평균 113억 입방피트(3199억8000만ℓ)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