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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층도 4차 접종 검토 필요…변이 출현 대비 계획을”

입력 | 2022-03-31 13:29:00


전문가들 사이에서 위중증·사망 위험이 높은 60대 이상 일반인 대상 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오미크론 이후 새 변이 출현에 대비한 백신 접종 계획, 방역체계 재정비 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바이러스는 변이를 거듭할수록 전파 속도가 빨라지고 기존 백신과 치료제가 잘 듣지 않을 가능성이 커서다.

방역당국은 지난 30일 60대 이상 일반인 대상 4차 접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일반인 4차 접종을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기존 입장에 변화가 생겼다. 최근 60세 이상 확진자가 전체 확진자의 20% 가량을 차지하면서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늘고 있어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지난 29일(현지시간) 50세 이상 성인 등에 대한 4차 접종을 승인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전문가들은 고위험군인 고령층에 대한 4차 접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오미크론 유행이 정점을 지나 감소세로 접어들긴 했지만, 고령층의 위중증 사망 위험이 크다. 실제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지난주 60세 이상 고령자가 위중증 환자의 85%, 사망자의 95% 가량에 달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최근의 위중증·사망자 지표를 고려해 요양병원·시설, 면역저하자 뿐 아니라 60세 이상이나 만성질환자에서도 4차 접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백순영 가톨릭대 의대 명예교수(미생물학교실)도 “면역력이 굉장히 떨어지면 3차 접종까지 받았다 하더라도 중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당뇨병 등 심각한 기저질환이 있거나 고령으로 면역력이 떨어지는 분들을 대상으로 (추가 접종을)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고령층 대상 4차 접종과 별도로 오미크론 이후 새 변이 출현에 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지난 25일 대한백신학회 온라인학술대회에서 “국내에서 코로나19 변이가 나타날 확률은 매달 평균 30% 정도”라고 말했다. 김우주 교수도 “지난 2년 3개월 간 5~6개월 간격으로 새 변이가 나와 유행이 시작됐다”면서 “오미크론 이후 새 변이가 등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새 변이 출현에 대비해 방역체계를 재정비하고 백신 접종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바이러스는 변이를 거듭할수록 전파력이 세지고 기존 백신과 치료제가 잘 듣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치명률이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최근 방역지표로도 알 수 있듯 감염자 수가 많아지면 2~3주 시차를 두고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도 늘어 의료 대응 여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 30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새 변이가 어떤 것이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오미크론보다 전파력이 빠르면 매우 많은 감염자가 생길 수 있다”면서 “여름이든 여름 이후이든 새 변이가 나오면 3차 접종자의 감염·중증 예방 효과도 떨어져 4차 접종을 고려하거나 연례 접종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4차 접종을 시행하는 것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회의적이다. 전문가들의 의견과 해외 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겠지만, 새 변이 출현에 대비한 고위험군 중심 접종 계획, 방역 대책 등을 세우는 편이 더 이득이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견해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4차 접종을 한다고 해도 이후 변이가 나오면 기존 백신은 잘 안 듣기 때문에 변이에 특화된 백신을 접종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