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청년층의 자산 형성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예고한 가운데 청년부채를 사회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최유리 대구청년연대은행 ‘디딤’ 대표는 31일 오후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가 개최한 ‘새정부 1826일:코로나 이후, 청년 정책의 과제’ 토론회에서 이 같은 의견을 밝혔다.
이날 토론회는 최근 코로나19, 디지털화 등 시대적 전환을 맞아 청년이 겪는 어려움이 커지면서 새정부 청년 정책이 지향해야 할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대부분의 정책이 청년에게 거주지와 자산을 형성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지만, 실제 생활고와 주거비 상승에 따른 대책 마련, 금융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같은 맥락에서 최 대표는 디딤이 조사한 2018년과 2020년, 지난해 대구지역 청년 부채 및 금융피해 조사 현황을 근거 자료로 제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연간 청년 평균 부채금액은 2018년 993만원에서 2020년 1185만원, 지난해 1329만원으로 매년 200만원씩 상승했다.
부채보유자의 부채금액 역시 2018년 3008만원, 2020년 4074만원, 지난해 5016만원으로 1000만원씩 늘었다.
최 대표는 “2·3금융권 비중이 높아진 데 따라 청년층의 부채가 질적으로 악화됐다”며 “2·3금융권의 높은 이율로 인해 악성채무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청년층 부채 이유로는 ‘소득 부족 및 감소’라는 응답이 2020년 대비 31.7% 증가했는데, 부채용도의 경우 ‘생활비’라는 응답도 22.7% 늘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해고 또는 일거리 감소’(21.6%)가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가장 큰 이유로 나타났으며, ‘금융피해 및 사기를 경험했다’는 응답은 14.0%로 집계됐다. 피해를 입은 청년 가운데 33.4%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최 대표는 청년 금융정책에 있어 청년 부채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청년층의 금융생활, 부채, 금융피해 사례 등 경제적 어려움을 파악하기 위한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이를 토대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유럽 일부에서 이미 시행 중인 금융교육을 청소년 시기부터 이수토록 하고, 필요 시 금융 상담과 교육을 제공하는 청년금융복지센터 설립도 제안했다.
특히 불법금융으로 인한 피해에 취약한 청년층을 보호하기 위해 실태조사를 통해 현황을 파악하고, 지방자치단체와 경찰 및 기관이 함께 전문 상담센터를 마련해 피해 구제에 나서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최 대표는 “부채는 청년의 공정한 출발선을 망치는 가장 큰 장애물”이라며 “이에 대한 심각성을 당선인이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고 관련 정책과 제도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청년 정책과 관련해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이승윤 청년정책조정위원회 부위원장은 ‘전환기 청년 정책의 과제와 방향성’을 주제로한 발표를 통해 “시대적 전환기 속 이행기에 있는 청년이 미래를 계획하고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게 하려면 보편적 권리로서 청년정책이 자리매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나현우 청년유니온 비상대책위원장은 “윤 당선인 공약의 문제 인식이 공정채용법 등 ‘시험’ 중심의 채용 개선에 머물러 있다”며 “고용서비스와 훈련 등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으로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명규 광주청년정책네트워크 대표는 “지자체별로 청년 기본조례를 바탕으로 청년정책조정위 등을 구성하고 있지만 통일성이 부족하고, 지자체 산하 청년정책기구는 지자체 정책을 비판하기 어려워 제도 반영까지 상당 시간이 소요된다”고 지적했다.
또 “청년을 정책 수혜자로만 취급해서는 안 된다”며 “정책설계와 이행 단계에 능동적으로 참여토록 하는 구조화된 대화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