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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비축유 1억8000만 배럴 방출해 유가 급등세 잡는다

입력 | 2022-03-31 15:33:00

AP/뉴시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미국이 향후 6개월간 1억8000만 배럴의 전략비축유를 방출하기로 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회원국들도 1일 전략비축유 방출을 발표할 예정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바이든 행정부가 하루 100만 배럴씩 총 180일간 전략비축유를 방출하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31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충격을 줄이고 미국 가구를 위해 기름값을 낮추기 위한 미 행정부의 대책에 대한 대통령 연설이 있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가 전략비축유 추가 방출을 결정한 것은 러시아의 원유 수출 제재로 국제유가가 급등한 가운데 여름이 다가오면서 전력 소비량이 늘어나면 유가 급등세가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까지 배럴당 90달러 대를 유지하던 국제유가는 이달 초 130달러까지 치솟으면서 2008년 이후 최고치로 급등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휘발유 가격도 30일 기준 평균 갤런 당 4.24 달러로 지난달보다 18% 가량 올랐다.

하루 100만 배럴은 경제제재로 감소한 러시아의 하루 원유 수출 감소량인 300만 배럴의 3분의 1수준이다. 미국은 지난해 11월 5000만 배럴, 3월 3000만 배럴의 전략비축유를 방출한 바 있다. 미국은 현재 5억 6800만 배럴의 전략비축유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2002년 5월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로이터통신은 뉴질랜드 에너지부 장관을 인용해 미국 외에 IEA 회원국들도 1일 회의를 갖고 전략비축유 방출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산유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도 31일 석유장관 회의를 열고 석유 증산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OPEC 모하마드 사누시 바킨 사무총장은 30일 화상회의에서 회원국에 “안정된 원유공급을 계속해줄 것을 당부했다”고 밝혔다.

싱가포르화교은행(OCBC) 하위 리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통신에 “전략비축유 방출은 한 호주머니에 있던 원유 공급 부족을 다른 호주머니로 옮기는 것”이라면서도 “당장 실물 경제에 필요한 원유공급 부족 문제를 경감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