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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軍 봤으면 큰일…‘의용군 위치’ 보도한 KBS “삭제했다, 죄송”

입력 | 2022-03-31 16:39:00

사진=KBS ‘뉴스9’ 방송 화면 갈무리 © 뉴스1


KBS 측이 우크라이나 국제 의용군에 참전 중인 한국 청년들의 인터뷰를 보도하면서 의용군 위치가 표기된 지도 그래픽을 사용한 것과 관련해 사과의 입장을 전했다.

KBS 보도본부 통합뉴스룸 임장원 국장은 30일 KBS 시청자권익센터을 통해 우크라이나 참전 의용군 위치를 노출한 보도와 관련해 “시청자 여러분의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사과드린다”라는 사과문을 발표했다.

임 국장은 “해당 보도는 우크라이나 국제 의용군에 소속돼 참전 중이라고 주장하는 한국 청년들의 인터뷰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라며 “이들 청년이 실정법(여권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개인적으로 전쟁에 참여하는 행위에 대한 논란이 큰 상황이었지만, 이들의 현재 상황은 어떤지, 어떤 생각으로 전쟁에 참여했는지 등을 객관적으로 전달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취재기자의 제작물(리포트)을 방송하기에 앞서, 청년들이 실제로 참전했는지에 대해 시청자들이 의구심을 가질 수 있는 만큼 이와 관련한 사실 확인을 거쳤음을 뉴스 진행자의 소개말(앵커 멘트)을 통해 설명하고자 했다”라며 “앵커 멘트가 방송되는 동안 그 배경 화면에 위치를 추정할 수 있는 지도 그래픽이 함께 표시됐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도 그래픽 화면 처리가 안전 문제와 관련해 조금의 우려도 생기지 않도록 더욱 세심하게 이뤄졌어야 했지만 그렇지 못했다”라고 자성했다.

임 국장은 “청년들은 인터뷰를 한 다음날 숙소를 떠났고, 방송은 며칠 뒤에 이뤄졌다”라면서도 “하지만 해당 지역 거주자들의 안전 문제까지 심도 있게 살폈어야 했다는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시청자들의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다만 해당 보도를 한 기자는 리포트 물의 취재 제작만 담당했을 뿐, 앵커 멘트에 동반된 지도 그래픽 화면의 제작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음을 말씀드린다”라며 “해당 보도는 방송 이후 안전 문제에 대한 우려와 취재원들의 요청 등을 감안해 사과문을 게시하고 삭제 조치했다”라고 밝혔다.

더불어 “KBS는 이 같은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제작 과정 전반을 더 세심하게 관리해나가겠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KBS는 지난 28일 우크라이나 국제의용군으로 참전한 한국 청년 2명과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해당 보도를 소개하던 앵커 뒤로 이들이 위치해 있던 곳을 표기한 지도가 그래픽으로 사용됐다.

이에 방송 후 한 누리꾼은 29일 KBS 시청자권익센터에 “이는 의용군들에 대한 무차별 폭격 위치를 손수 알려주는 전쟁범죄를 도우는 행위이자 이적행위라고밖에는 볼 수 없다”라는 비판의 내용을 담은 청원글을 게시하며 담당자에 대한 징계와 사과를 요구했다. 해당 청원은 답변을 받기 전까지 2677건의 동의를 받았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