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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록밴드부터 퓨전 뽕짝까지… 2022년에 소환된 신중현-산울림

입력 | 2022-04-01 03:00:00

‘콩코드’ 데뷔앨범 옛날 감성 듬뿍
‘250’은 신작서 신중현 곡 샘플링




MZ세대 음악가들이 신중현과 산울림을 잇달아 소환한다. 이것은 실제 상황이다.

록 밴드 콩코드의 데뷔 앨범 ‘초음속 여객기’의 표지. 지호기타뮤직 제공

신인 록 밴드 ‘콩코드’의 데뷔앨범 ‘초음속 여객기’(3월 21일 발매)는 첫 곡부터 놀랍다. ‘무지개꽃 피어있네’라는 곡을 여는 휑하고 고풍스러운 단선율 기타 반복 악절은 가히 신중현과 엽전들의 분위기. 곧이어 튀어나와 시냇물처럼 졸졸대는 미성은 마치 20대 시절 김창완(68)을 복제한 듯하다. 혹시 서울 종로구의 어느 눅눅한 LP 바 한편에 뒹굴다 반세기 만에 발굴된 음반이 아닐까?

그러나 콩코드는 1989년생 재즈 기타리스트 오지호 씨의 1인 프로젝트 그룹. 서태지와 아이들의 데뷔(1992년)도 기억 안 날 연배다. 최근 서울 양천구에서 만난 그는 “고교 시절(2000년대) 들국화, 어떤날, 조동진에 빠졌고 신중현, 김정미, 산울림의 음악을 동경했다”고 말했다. 디지털 음원이나 유튜브가 그의 음악 선생님. 오 씨는 팬데믹 기간 자신이 운영하는 기타 학원에 틀어박혀 신작을 홀로 제작했다고 했다.

“일부러 20만∼30만 원대의 저렴한 기타와 마이크로 녹음해 예스럽고 먹먹한 소리의 결을 살렸습니다. 녹음은 김정미, 산울림의 음반을 참고해 마무리했지요.”

밴드 이름 ‘콩코드’는 피천득(1910∼2007)의 수필집 ‘인연’을 뒤적이다 발견한 단어라고. “그저 어감이 좋아 골랐지 콩코드가 초음속 여객기의 이름이라는 사실은 인터넷에 찾아보고 알았다”는 게 그의 부연이다.

겉장부터 ‘그 시절 그 향기’가 물씬 난다. 프로듀서 250의 신작 ‘뽕’. BANA 제공

1982년생 힙합·케이팝 프로듀서 250(본명 이호형)의 신작 ‘뽕’(3월 18일 발매)은 뽕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역작이다. 고속도로 메들리나 카바레풍 트로트 정서가 힙합,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의 기운을 만나 신묘한 화학 반응을 이룬다. 수록곡 ‘나는 너를 사랑해’에는 신중현과 엽전들 1집(1973년)에 실린 같은 이름의 곡을 샘플링했다. 여울지는 신 씨의 목소리가 나른하다. 유튜브로 발표한 보너스 곡 ‘춤을 추어요’에는 1980년대 밴드 ‘무당’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에서 활약한 전설적 기타리스트 이중산 씨도 참여했다. 7분 13초짜리 곡에서 4분 이상이 이 씨의 기타 솔로. 250은 “이번 앨범 제작에 김희갑 작곡가의 파트너인 양인자 작사가, 트로트 전자오르간 대가 나운도 씨도 참여했다. 어린 시절 방과 후 친구네 집에 놀러 가면 그 집 맏형, 누나의 방에 걸려 있던 포스터를 떠올리며 옛 느낌을 상상했고 음악에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