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대선 경선과정에서 치열하게 싸운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이 한날 한시에 지방선거 출마선언을 했다. 이들이 당선돼 윤석열정부의 국정동력이 될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일 뉴시스 종합결과,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은 지난달 31일 각각 6·1지방선거 대구시장과 경기지사 출마선언을 했다.
홍 의원은 대구 수성못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천하경영의 포부를 대구 시정에서 먼저 시작하겠다” 며 “대구의 새 시대를 열어가서 대구의 번영과 영광을 되찾자”고 말했다.
두 사람은 모두 윤 당선인과 출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고 밝혔다.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윤 당선인과 치열하게 경쟁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은 대선 과정에서 윤 당선인의 선거 유세를 돕는 등 ‘원팀’의 모습을 보였다.
홍 의원은 현재 대구시장 여론조사에서 다른 후보에 비해 높은 결과를 기록 중이다. 5선의원, 경남지사, 탄핵 당시 보수정당 대선 후보 등의 화려한 경력과 인지도를 바탕으로 대구 민심 장악에 나섰다.
유 전 의원의 출사표로 6·1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 선거의 판도 커지게 됐다.
정치권에선 당장 유승민(국민의힘) 대 김동연(더불어민주당)의 ‘빅매치’가 성사될 것인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 전 의원이 연고도 없고 당선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경기지사 선거에서 이길 경우 정치적 무게감이 지금보다 더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에 몇 안 되는 중도확장성이 있는 정치인이기에 경기도와 서울까지 수도권에서 존재감을 보이며 차기 정치 목표를 위해 달릴 수 있다는 평가다.
두 사람의 정치행보는 모두 5년 뒤 대권을 위한 것이란 관측이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다.
인수위 한 관계자는 “홍 의원이나 유 전 의원이 모두 윤 당선인과 가까운 사이는 아니지만 당선 후 자기 정치를 바로야 하겠느냐”며 “어쨌든 급 높은 사람들이 나오면서 지방선거에 붐이 일어난다는 긍정적인 요소도 있다”라고 평가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도 문재인 대통령과 정책적 차별성을 보였을 뿐 정권에 반대되는 목소리나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게 쉽지 않았다.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이 정권 초기 같은당 대통령에게 각을 세우진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문가들도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이 지방선거에서 승리해도 윤석열 정부와 각을 세우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창환 장안대 교수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광역단체장 중 경기도가 크고 보수의 텃밭이라는 대구에서 정치를 해도 다음 대선 후보로 나서려면 현 정권 성공이 뒷받침 돼야한다”며 “여소야대 국면에서 지지층의 고리를 계속 만들어나가는 게 필수”라고 설명했다.
박상병 인하대 교수는 “홍 의원의 대구는 몰라도 유 전 의원의 경기지사 자리는 대통령과 각을 세우면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자리”라며 “그리되면 다음 정치는 없다. 윤 대통령도 경기지사와 싸우면 다른 자치단체장과는 안 봐도 뻔하다. 따라서 전략으로 손을 잡을 수 밖에 없고 서로 윈윈하는 좋은 기회”라고 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