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이준석, ‘장애인 혐오’만 따져…尹 지지율 깎아먹는 짓” 논란 이어지자 이준석, 장애인 끌어안기 행보 나서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지하철3호선 경복궁역 승강장에서 열린 ‘장애인권리예산 인수위 답변 촉구를 위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삭발 투쟁 결의식’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2.3.30/뉴스1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지하철 출퇴근길 시위 방식을 문제 삼으면서 불거진 갈등 국면을 놓고 당 안팎에서 6·1지방선거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달부터 “시민의 출퇴근을 볼모로 삼고 있다”며 전장연의 서울 지하철 승하차 시위를 비판해왔다.
논란이 커지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은 1일 “그분들이 20여 년 동안 간절하게 바랐던 이동권 확보에 대해 앞으로 더욱 노력하겠다”며 진화에 나섰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전장연의 시위 방식에 대한 윤 당선인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하며 “여러 언론을 통해,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서 제기하시는 다양한 의견을 윤 당선인이 듣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지난달 29일 오전 출근길 시위를 벌이는 전장연을 찾아 면담하기도 했다.
인수위가 직접 수습에 나섰지만 당 안팎에선 여전히 이 대표의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지난달 31일 CBS 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내가 (장애인을) 혐오하냐, 시위방식이 적절했느냐’만을 따지는데 문제의 본질은 장애인 이동권”이라며 “윤 당선인의 지지율을 깎아 먹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대표가 자전거 말고 휠체어를 타고 출퇸근을 했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나경원 전 의원도 “전장연이 굉장히 정치 편향적이고, 누가 서울시장이냐, 누가 대통령이냐에 따라서 시위 방식이나 강도가 달라진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이 대표처럼 접근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