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뱅킹으로 불편을 겪던 70대 스페인 남성이 온라인 청원을 통해 정부와 은행 대처를 끌어냈다.
3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와 스페인 노인 신문 ‘65ymas’ 등 외신에 따르면 스페인의 카를로스 산 후안 데 라오덴(78)은 최근 온라인 청원 웹사이트 ‘체인지’에 “나는 바보가 아니라 늙은 것뿐이다”라는 제목의 청원을 올렸다.
카를로스가 거래하던 은행은 지난해 12월 영업 시간 단축과 함께, 앱을 통해서만 담당자에게 연락할 수 있도록 운영 방침을 변경했다.
갑작스러운 통보에 억울함을 느낀 카를로스는 가족 도움으로 전 세계 청원 웹사이트인 ‘체인지’에 노인들의 금융 서비스 접근성을 보장해달라는 취지의 청원을 올렸다.
카를로스는 청원에서 “은행과 다른 기관들이 나이가 많고 취약한 사회 구성원을 외면해선 안 된다”고 호소했다.
이후 청원은 트위터에서 입소문을 탔고, 3주 만에 댓글 수천 개가 달렸다. 두 달 만에 6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서명하는 등 전국적으로 관심을 끌었으며, 카를로스는 TV 프로그램에 초대되기도 했다.
이 같은 사연이 화제가 되자 스페인 정부와 은행은 반응했다. 스페인 경제부와 은행은 최근 영업시간 연장과 함께 노년층에 창구 접근 우선권 부여, 앱·웹사이트 간소화 등 내용이 담긴 의정서를 체결했다.
스페인 은행은 2012년 금융위기 이후 지점 수를 축소해왔으며, 현재 전국에 약 2만개가량 지점이 남아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