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하도 길고양이 학대다 뭐다 안 좋은 일들만 가득해서 희생했다.”
고가 수입차 포르쉐의 하부 틈새로 들어간 길고양이를 구출하기 위해 차량을 분해한 차주 박재현 씨는 1일 개인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포르쉐를 뜯어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박 씨는 지난달 26일 소셜미디어에 ‘길고양이를 살리기 위해 포르쉐를 뜯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인물이다.
박 씨가 고양이를 도와주기 위해 포르쉐를 세우자 고양이는 차량의 휠 쪽으로 숨었다. 박 씨가 꺼내주려고 손을 뻗자 이번에는 차량 하부 틈새로 들어가 버렸다.
박 씨는 “손이 닿기는 하나 꺼낼 수 있는 공간은 아니었다”며 “고양이가 몸에 잔뜩 힘을 주고 나오려고 하지 않더라”고 설명했다.
카센터 사장은 박 씨에게 “다른 차들은 모르겠는데, 사장님 차는 뜯으면 비싸다”며 “(수리비로) 무조건 몇 백만 원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키울까 생각도 해보았는데, 수의사 분 말씀이 ‘고양이 건강 상태가 아주 양호하다’, ‘어미의 보호를 충분히 받고 있고 주변에 천적이 없는 상태다’, ‘만약 데려가서 키운다면 그것이 과연 구조인지 아닌지 잘 생각해 보시라’라고 하셨다”며 “저는 손에 든 고양이집과 모래, 사료 등을 반품했다”고 설명했다.
박 씨의 글은 다른 커뮤니티로 확산하며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았다. 그는 ‘구출한 고양이를 키우시지 그러셨느냐’는 질문에 “키울 여건이 (되지 않았다)”라고 답했다. ‘대단하다’는 칭찬에는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