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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동력 확보” vs “尹정부 견제”…지방선거 승부처는 수도권

입력 | 2022-04-01 20:02:00


여야 모두 60일 앞으로 다가온 6·1지방선거의 최대 승부처로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광역자치단체장 선거를 꼽고 있다. 전국 4400만 명의 유권자 중 2200만 명이 모여 있는 수도권 민심은 5월 10일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의 초반 국정동력을 가늠해볼 수 있는 바로미터와 같기 때문이다.

3·9대선에서 승리한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가 출범 직후 치러지는 첫 전국단위 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해 안정적인 국정운영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지난해 4월 재·보궐 선거에서 9년 만에 탈환에 성공한 서울시장 뿐만 아니라 경기도지사와 인천시장 선거까지 석권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수도권 3곳 중 2곳 이상을 승리해 0.73%포인트 차이로 판가름 났던 대선 패배를 수습하고 윤석열 정부 견제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각오다.
● 서울, 오세훈 對 송영길 빅 매치 성사될까

오세훈 서울시장(왼쪽)과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스1

국민의힘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재선을 위해 경선 없이 단수 추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역시 새로운 인물을 내세우기 보다는 지난해 재·보궐 선거로 당선된 서울·부산시장의 재도전에 긍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서울의 경우 지난해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이 89만 표(17.7%포인트) 차이로 승리했던 것과 달리 3·9대선에서 31만 표 차이(4.83%포인트)로 격차가 좁혀져 긴장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해 본격적으로 부동산 관련 정책을 쏟아내면 서울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시작될 것”이라며 “집권여당 소속 서울시장이 취임해야 시너지 효과가 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윤 당선인의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계획 등을 통해 여론이 바뀌고 있다고 보고 서울 탈환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서울시장에 뛰어들겠다는 중량급 인사가 없는 상황에서 송영길 전 대표가 오 시장의 대항마로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송 전 대표는 1일 페이스북에 “서울 시민이 됐습니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지방선거의 승리를 위해 당원으로서 직책과직분을 가리지 않고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 송파구로 주소를 옮기며 사실상 출마를 공식화 한 것. 민주당에서는 송 전 대표 외에 열린민주당 출신의 김진애 전 의원이 지난달 30일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 유승민 뛰어든 경기, 민주당은 치열한 내부 경쟁

31일 나란히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경기지사 후보 출마를 선언한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왼쪽)과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 사진공동취재단

민주당은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의 정치적 고향인 경기는 반드시 사수하겠다는 각오다. 그러나 여야 모두 대선주자급 후보가 등판하며 경쟁은 달아오르고 있다.

민주당 내에선 경기도지사 경선 방식을 둘러싼 기 싸움도 시작됐다. 전날 민주당에 입당해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한 새로운물결 김동연 대표가 외부 영입인사에게도 불리하지 않은 경선룰을 주장하고 나서자 다른 후보들은 “기존 방식대로 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5선의 안민석 조정식 의원과 염태영 전 수원시장이 경기도지사 출사표를 낸 상태다.

국민의힘에선 5선을 지낸 심재철 전 의원과 재선 출신 함진규 전 의원이 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윤 당선인과 함께 3·9 대선 경선에 나섰던 유승민 전 의원이 출사표를 냈다. 유 전 의원은 연고가 없는 지역에 출마했다는 민주당 후보들의 공세에 대해 이날 CBS라디오에서 “히딩크 감독이 대한민국 국적과 연고가 있어서 월드컵 4강을 만든 게 아니지 않느냐”며 “국민의힘 입장에서 제일 험지니까 총대를 메고 각오를 하고 뛰어들었다”고 받아쳤다. 이번 대선 결과 경기도에서 이 전 지사가 윤 당선인을 46만 표(5.3%포인트) 차이로 앞선 점에 비춰볼 때 국민의힘에게 결코 쉬운 선거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인천에선 민주당 소속 박남춘 인천시장이 재선 도전에 나섰고, 국민의힘에선 인천시장을 지냈던 유정복 안상수 전 의원과 이학재 전 의원이 경쟁한다. 민주당은 당 지지세가 강한 경기와 인천에서의 승리를 토대로 대선 패배를 극복한다는 각오다. 반면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가 출범해 본격적으로 맞춤형 지방 정책들을 내놓기 시작하면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며 “경기, 인천에서 승리를 장담하긴 어렵지만 윤 당선인이 ‘취임덕(취임+레임덕)’을 막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이겨야 하는 선거”라고 말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