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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사적모임 10명·밤 12시’… 팬데믹 끝의 시작이길

입력 | 2022-04-02 00:00:00

정부가 새 거리두기로 ‘사적모임 10인, 영업시시간 밤 12시까지‘를 발표한 1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음식점에 ‘단체 예약 환영‘ 등 새 거리두기와 관련한 안내문구가 부착돼 있다. 뉴시스


정부가 4일부터 2주간 코로나19 거리 두기를 완화해 사적 모임 인원은 10명, 식당과 카페의 영업시간은 밤 12시까지 늘려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확진자 감소세가 유지되고 의료 체계가 안정적으로 관리될 경우 18일부터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제외하고는 모임 인원과 영업시간 제한이 모두 풀리면서 2020년 3월 22일 시작된 거리 두기가 전면 폐지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일주일간 하루 평균 확진자 수는 32만 명으로 2주 전보다 20% 줄었다. 오미크론 변이의 높은 전파력 탓에 거리 두기 효과가 크게 줄어든 점도 방역 완화 결정에 영향을 주었다. 질병관리청 분석에 따르면 거리 두기를 완화해도 환자 수는 10∼20%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측된다. 오미크론의 낮은 치명률을 감안할 때 거리 두기의 사회·경제적 피해가 더 크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거리 두기 전면 해제의 관건은 위중증 환자의 관리다. 확진자 수는 정점을 지났어도 위중증 환자는 1300명 규모로 위험한 고비를 넘겼다고 보기 어렵다. 정부는 중환자용 병상 가동률이 65%로 여유가 있다고 하지만 치료도 못 받아 보고 사망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한 달간 코로나로 숨진 사람이 8172명이다. 특정한 질병으로 한 달에 8000명 넘는 사망자가 나온 것은 통계청 집계가 시작된 1995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신속한 병상 배정과 치료제 처방에 보건 의료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4일부터는 동네 의원도 코로나 환자 대면 진료를 할 수 있게 된다. 적절한 보상책을 마련해 의원들의 참여를 독려해야 재택치료자들의 피해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해외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한국이 가장 먼저 대유행에서 벗어나 엔데믹(풍토병)으로 가는 나라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온 국민이 백신 접종에 참여하고 고통스러운 거리 두기를 장기간 감내한 덕분이다. 새로운 변이의 출현 가능성이라는 복병이 있지만 마스크 쓰기와 고위험군의 집중 관리가 이뤄진다면 이번 거리 두기는 팬데믹 종식의 시작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