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월드가 약 2년 5개월 만에 돌아왔다. 운영사인 싸이월드제트는 예정됐던 일정에 맞춰 서비스를 재개하며 ‘양치기 소년’이라는 오명은 일단 털어냈다. 그러나 제한된 기능으로 서비스 재개를 기다렸던 이용자들을 당황하게 했다.
2000년대 중반 싸이월드를 즐겨했던 기자도 2일 싸이월드 앱을 다운받아 사용해봤다. 약 2시간 가량 사용해 본 결과 부활한 싸이월드에 후한 점수를 주기는 힘들었다. 인스타그램, 틱톡 등 외국계 서비스에 익숙한 탓 만은 아니다. 옛 감성에 집착한 나머지 편의성을 고려하지 않은 기능이 많았다.
이전과 무엇이 달라진 걸까. 디자인은 그런대로 옛 감성에 빠져들기에 충분했다. 과거 싸이월드 미니홈피가 사실적으로 재현됐기 때문이다. 싸이월드제트는 PC 기반의 미니홈피를 모바일 화면에 그대로 구현하는데 중점을 두고 디자인 작업을 진행했다. 이날 실제 마주한 미니홈피는 과거 특유의 미니룸과 같았다. 실제 미니홈피 특징이었던 일촌평 메뉴도 하단에 담아냈다.
‘도토리’도 부활했다. 도토리는 최소 10개부터 구매할 수 있었고, 가격은 1100원이었다. 이 도토리로 미니홈피 배경음악 배경음악(BGM)구매할 수 있는데, 버즈, 지오디 등 옛 유행곡 위주로 판매되고 있었다. 가격은 한곡 당 도토리 6개로 구매할 수 있었다.
하지만 기자가 느낀 싸이월드의 장점은 거기까지다. 추후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모를까. 100여명의 일촌이 모두 휴면 회원이다. 싸이월드의 장점인 일촌 간 미니홈피 방문을 할 수 없었다. 미니홈피를 방문하려면 상대방 이용자가 휴면 계정을 풀어야 한다. 이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에 익숙한 일촌들이 다시 싸이월드로 돌아올지는 미지수다. 결국 이날 롯데카드, 위메프 등 광고 계정의 미니홈피 방문으로 아쉬움을 달래야만 했다.
또 싸이월드 서비스 재개를 기다렸던 가장 큰 이유인 사진과 동영상을 이날 확인할 수 없었다. 사진첩을 누르면 “사진첩 복원 중. 조그만 기다려주세요”라는 메시지만 나왔다. 이날 2시간을 기다렸지만 결과는 똑같았다. 싸이월드에 남겨진 흑역사를 지우기는커녕 확인조차 할 수 없었다.
게다가 이용자에 따라 로그인 과정에 대한 평가가 갈렸다. 기자는 싸이월드 가입 당시 휴대폰 번호를 지금도 사용 중이라 비밀번호를 쉽게 찾았다. 하지만 번호를 한 차례 이상 바꾼 경험이 있는 지인들의 경우 비밀번호 찾기나 변경에서 계속 오류가 발생했다. 특히 5번 시도할 때까지 찾지 못하면 다음 시도까지 1시간을 기다리라는 메시지로 지인들 상당수가 싸이월드 이용을 그 자리에서 포기했다.
초기 여러 불편한 점은 있지만 싸이월드에 대한 이용자들의 기대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싸이월드에 대해 “앞으로 일주일 간은 사진 지우러 붐빌 것 같다”, “어서 빨리 정상 작동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등의 기대감을 드러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