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시 진해구를 찾은 봄맞이 상춘객들이 만개한 벚꽃을 구경하고 있다. 박경모 기자 momo@donga.com
“벚꽃 구경 나온 인파를 보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돌아간 것 같아요.”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벚꽃길이 전면 개방된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는 3일 오후 꽃구경하려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주차장은 꽉 찼지만 입장하려는 차량이 이어지면서 대기 줄이 수백미터 이어졌다. 송파구민 김모 씨(23)는 “날씨가 좋아 꽃구경을 나오긴 했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 좀 당황스럽다”며 “사회적 거리두기는 이미 끝난 것 같다”고 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여전히 하루 수십만 명 씩 나오고 있지만 날씨가 풀리고 정부의 방역지침도 완화되면서 주말 동안 봄꽃 명소 등에 인파가 모였다. 방역 당국은 4일부터 사적 모임 제한을 ‘10인, 밤 12시’로 완화하며 “이르면 18일부터 야외에서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고 했다.
대학가도 점차 활기를 되찾는 분위기다. 1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중앙광장 잔디밭에는 500여 명의 학생들이 7~8명씩 모여 앉았다. 만우절마다 자장면을 시켜먹는 학생 연례행사가 3년 만에 재개된 것. 자장면을 먹던 학생 박모 씨(22)는 “3년 만에 모일 수 있어 즐겁다”며 웃었다.
서울 도심에선 방역 규정상 가능한 최다 인원(299명)을 초과한 집회가 이어졌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등이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개최한 ‘자유통일을 위한 일천만 서명대회’에는 약 800명(경찰 추산)이 참석했다. 참가자들은 경찰의 해산 경고에 고성을 지르며 항의했다.
시민단체 ‘밭갈이 운동본부’가 영등포구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민주당 개혁과 검찰개혁을 주장하며 대장동 특검을 요구하며 연 집회, 친여 성향 ‘개혁과전환 촛불행동연대’가 중구 명동 눈스퀘어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용산 집무실 이전 등을 규탄하며 연 집회 역시 각각 600여 명이 참여해 기준 인원을 초과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야외활동 시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준수해야 하고, 특히 다수가 모일 때는 각별히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