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1분기 영업익 54% 줄어 SK온, 1000억원대 중반 손실 전망 삼성SDI는 ‘사업 다각화’ 117% 증가 소재 업계도 이익 줄거나 적자 전환… “車생산 차질 하반기까지 이어질듯”
국내 배터리업계가 올해 1분기(1∼3월) 글로벌 완성차 생산 차질과 핵심 배터리 원자재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반도체 공급난으로 인한 생산 차질 문제는 하반기(7∼12월)까지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및 업계에 따르면 1분기 연결 기준 주요 배터리 및 배터리 소재 업체들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부진했거나 손실을 이어갈 것으로 추정됐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 평균 실적 전망치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1분기 매출 4조4053억 원, 영업이익 1567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6%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54.1% 줄어든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대표적으로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들어가는 폭스바겐 ID.4 모델 등의 출하량이 줄었다”며 “완성차 업계 전반적으로 연간 판매 목표를 채우지 못하면서 배터리 납품도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SDI는 상대적으로 사정이 나은 편이다. 매출 3조7849억 원, 영업이익 2890억 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7.7%, 117.0%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업계 다른 업체와 마찬가지로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에서는 부담이 커졌지만 사업 다각화를 통해 이를 만회하고 있다. 삼성SDI 측은 “미국 내 건설경기 수요 회복으로 인한 전동공구용 원형 전지 수요 증가와 반도체 소재 및 편광필름 사업 호조가 뒷받침됐다”고 설명했다.
일부 배터리 소재 업계 회사들도 지난해보다 영업이익이 줄거나 적자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양극재와 음극재를 생산하는 포스코케미칼은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17.2% 감소할 것으로, 동박 소재 기업인 솔루스첨단소재는 적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됐다. 분리막 생산 기업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또한 반도체 수급 차질로 1분기 실적이 기존 시장 기대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위원은 “이번 배터리 1분기 실적 타격은 한국 배터리 업계의 주요 고객사인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폭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생산 차질이 가장 큰 요인”이라며 “이에 셀 제조 라인에서부터 출하량이 줄었고, 그러다 보니 소재 업체까지 영향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