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첫 총리에 한덕수 지명 “장관 지명자에 차관 추천 받으면, 공직사회 팀워크 훨씬 더 활성화” 주말회동때 韓 제안에 尹도 공감 韓, 인준땐 5개 정부서 고위직…총리 두 번 맡는 다섯 번째 사례로
윤석열 정부 첫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자실을 방문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에 앞서 한 후보자는 기자회견장에서 “격렬한 정치권의 대립이나 노사 간의 불필요한 마찰 등이 ‘총요소생산성’을 떨어뜨린다”면서 통합과 협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 尹 “차관 선발은 장관 의견 가장 중시할 것”
윤 당선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차관 인사를 장관과 협의해서 할 생각이 있느냐’는 물음에 “결국 자기가 함께 일할 사람을 선발하는 문제에서는 장관의 의견을 가장 중시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대통령과 총리, 장관, 차관 같은 주요 공직자가 함께 일하고 책임지는 구조 아니겠나”라며 “저나 한 후보자 생각이 같다”고 덧붙였다.
총리의 실질적인 장관 제청과 장관의 차관 추천은 책임총리·장관의 근간으로 여겨진다. 역대 정부에서도 책임총리·장관제 도입을 말해 왔지만 번번이 청와대가 인사권을 놓지 못해 실현되지 못했다. 한 후보자는 지난달 9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총리에게 헌법상 부여된 각료 제청권은 실질적으로 보장되지 못함으로써 내각의 장악력이 작동하기 어렵게 돼 있던 게 지금까지의 현실”이라고 밝혔다.
○ 총리 두 번 지낸 다섯 번째 인물 되나
한 후보자를 총리 후보자로 지명한 데는 여소야대 국면도 고려됐다. 한 후보자는 전북 전주 출신으로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정부 등 4개 정부에서 연이어 고위직을 역임했다. 문재인 정부에선 대법원 대법관후보추천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이 노무현 정부에서 총리를 지낸 한 후보자를 무조건 비토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략적 고려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경제안보 위기를 돌파할 경제, 외교, 통상 분야에서의 ‘경륜’도 강하게 작용했다. 일각에선 올해 73세인 한 후보자를 두고 ‘올드보이의 귀환’이란 평가도 있었다. 이에 대해 장 실장은 기자들과 만나 자리에서 “세월 없이 어떻게 그 경륜이 쌓였겠느냐”고 반문했다. 한 후보자도 “오래 했다는 것은 그만큼 경험과 위기대응 능력이 있을 수 있다는 측면이 있다. 건강은 지금 너무나 좋다”고 말했다.
한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경우 총리직을 두 차례 지낸 다섯 번째 총리가 된다. 앞서 장면(2, 7대) 백두진(4, 10대) 김종필(11, 31대) 고건(30, 35대) 전 총리가 총리를 두 번 맡았다. 한 후보자는 2007년 4월부터 다음 해 2월까지 노무현 정부 마지막 총리(38대)를 지냈다. 또 김종필, 고건 전 총리에 이어 보수·진보 정부를 오가며 총리를 맡은 세 번째 총리가 될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