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총리 지명] “최저임금 급격히 올려 문제 생겨”…尹공약인 재건축 완화엔 신중론 “재정 건전성, 큰 위기의식 가져야”…국방자강 등 새정부 4대과제 제시
새정부 초대 총리후보로 지명된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자회견장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는 3일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해 “원전을 잘 활용할 생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 정부의 주요 정책 기조였던 소득주도성장에 대해서도 “방법론 자체가 무리한 경우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한 후보자는 이날 서울 종로구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인 탈원전 정책 폐기에 대해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후보자는 “우리는 2050년에 탄소중립이라는 거대한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며 “온실가스를 거의 배출하지 않는 원전을 잘 활용할 생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전의 안전성에 대해서는 “안전을 규제하는 원자력위원회가 제대로 기능을 못한다면 더 독립적인 위원회를 만들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득주도성장에 대해서는 “최저임금을 급격하게 올린 것에서 상당한 문제가 발생했다”며 “기업이 감당할 만한 (상황이) 안 되면 결국 고용을 줄이는 것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최저임금은 6470원에서 9160원으로 41.6% 상승했다.
윤석열 당선인의 부동산 공약인 노후 아파트 재건축 등 정비사업 규제 완화에 대해선 신중론을 폈다. 한 후보자는 “공급을 늘린다는 점에서는 분명히 필요하다”면서도 “단기적으로는 재건축이 빨리 되는 것 자체가 가격을 올리는 요인이 되니까 무엇부터 어떻게 할 것인가는 상당히 신중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인수위가 검토 중인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조정에 대해서는 “정부가 해야 하는 정책보다는 금융기관들이 앞장서서 해야 하는 정책”이라며 금융기관의 자율성을 강조했다.
한 후보자가 신중한 입장을 내놓은 것은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이 확산되며 집값이 꿈틀거릴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던 서울 강동구 아파트 가격이 3월 넷째 주(28일 기준) 보합세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강남4구가 포함된 서울 동남권 전체가 상승세(0.01%)로 바뀌었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