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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이사장의 강압적인 요구에 교비를 횡령한 교사를 해임한 것은 부당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판사 이정민)는 전북 A중학교의 교사 B씨가 교원소청심사위원회(소청위)를 상대로 “해임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전라북도교육청은 2019년 2월부터 12월까지 A중학교에 대한 특정감사를 실시했고 그 과정에서 B씨가 설립자 C씨의 횡령금액 조성에 공모한 것을 밝혀냈다.
그러자 B씨는 해임 처분 취소를 구하는 교원소청심사를 청구했고, 소청위는 같은해 7월 “징계양정이 적정하다”는 이유로 징계위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B씨는 “2013년 교육복지비에서 20만원을 횡령한 부분은 징계사유 발생 날로부터 5년이 경과된 시점으로 위법”하며 “교장·교감 등 상급자의 지시를 쉽게 거절하기 어려운 지위였고 이를 통해 본인이 얻은 경제적 이익이 없다”고 주장하며 2020년 9월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B씨에게 해당하는) 구사립학교법 제66조의4 제1항 단서 2호에 따르면 B씨가 교육복지비에서 20만원을 횡령한 2013년은 징계 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5년이 경과된 시점”이라며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다”고 B씨의 손을 들어줬다.
또 “설립자이자 이사장은 업무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며 “B씨가 처음엔 부당한 지시를 거부했고 상급자인 교장과 교감이 계속 종용해 결국 이를 따를 수 밖에 없었다”고 판단했다.
한편 설립자 C씨는 학교 및 재단 자금 약 50억원을 착복해 중형을 선고받았다. 대법원은 2020년 8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된 설립자 C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징역 7년과 추징금 34억219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C씨는 2009년부터 2020년까지 학교자금 13억8000만원과 재단자금 39억3000만원 등 총 53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채용비리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C씨는 2008년부터 2016년 1월까지 교장·교감 승진 대가로 6명으로부터 1인당 2000만원씩 총 1억2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