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정책 원칙 있게 할 것”…美와 대북정책 로드맵 논의 4~7일 백악관 등 방문
윤석열 대통령당선인의 ‘한미 정책협의 대표단’ 박진 단장이 3일(현지시간) 워싱턴DC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특파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워싱턴=뉴시스
박 의원은 이날 한미 정책협의 대표단과 함께 워싱턴에 도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ICBM을 발사해 도발에 나서면서 한반도 안보 상황이 엄중한 상황”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박 단장은 “대북정책은 원칙 있게 할 것”이라며 “상식이 통하는 남북관계(를 만들고) 남북관계를 정상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만약 비핵화에 실질적으로 나서면 대북지원이나 경제협력을 할 수 있는 인센티브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은 3일 서욱 국방부 장관의 ‘북한 미사일 발사 원점 정밀 타격’ 언급에 대해 “미친놈” “대결광” “쓰레기” 등 막말을 쏟아내며 “남조선에 대해 많은 것을 재고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를 두고 북한이 신형 ICBM 도발이나 핵실험 재개를 앞두고 명분 쌓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윤 당선인이 미국에 파견한 대표단이 비핵화 진전을 전제로 한 대북지원 가능성을 강조하며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 비핵화 로드맵 논의에 나선 셈이다.
대표단에 대한 윤 당선인의 주문과 관련해선 “한국과 미국이 동맹으로서 한반도의 평화 안정, 그리고 지역 및 글로벌 문제에 대해 같이 협력해 나아갈 현안들이 많다”며 “이에 대해 포괄적인 전략 동맹을 다질 수 있는 주제들을 놓고 깊고 실질적인 협의를 하고 오라는 당부가 있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에게 전달될 윤 당선인의 친서(親書)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여러 가지 준비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또 첫 한미 정상회담 조율에 대해선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한미 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해서 왔다“며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 놓고 대화할 예정“이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5월 중 미국과 일본 호주 인도가 참여하는 안보협력체 ‘쿼드(QUAD)’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하는 일정에 한국에서 윤 당선인과 첫 정상회담을 갖는 방안을 추진 중이지만 5월 호주 총선 등 정치일정으로 아직 방한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박 단장은 ”바이든 대통령도 아시아 방문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렇게 되면 한미 정상회담도 자연스럽게 열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 한미정책협의대표단 박진 단장이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한국전 참전 기념비를 참배한 뒤 둘러보고 있다. 2022.04.04. 한미정책협의대표단 제공
대표단은 이날 오후 방미 첫 일정으로 워싱턴에 있는 한국전 참전 기념비를 둘러보고 헌화했다. 정책협의 대표단에는 박 의원 외에 외교부 차관을 지낸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부단장), 정재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표세우 전 주미대사관 국방무관(예비역 소장), 연원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부연구위원, 강인선 당선인 외신대변인이 포함됐다. 대표단은 4~7일 백악관과 국무부 등 바이든 행정부 주요 부처 관계자와 미 의회, 워싱턴 싱크탱크 주요 인사들을 만날 예정이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