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 단지 모습. 2022.3.29/뉴스1 © News1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가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다주택자들이 세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시장에 매물을 내놓을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만으론 거래 가뭄이 해소되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높은 집값과 대출, 이자 부담에 수요가 시장을 받치지 못할 것이란 예상이다.
4일 수도권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지난달 31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1년간 한시적으로 배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뒤 매도 문의가 늘고 있다.
인수위는 더불어민주당에 4월 중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을 요청했고, 현 정부에서 협조하지 않더라도 5월11일 새 정부 출범 직후 시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사실상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배제가 확정된 것이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부동산팀장 시뮬레이션 결과 조정대상지역내 2주택자가 서울 서초구 반포자이 전용면적 84m² 1채를 팔 때 중과세율이 면제되면 세금이 6억106만원에서 3억9335만원으로 2억원 이상 줄어든다.
보유세 기산일인 6월1일 이전에 팔면 종부세도 1가구 1주택자 기준으로 책정돼 세금 부담이 더 줄어든다. 당초 다주택자에 대한 종부세율은 1.2~6.0%로 1가구 1주택자(0.6~3.0%)보다 2배 높다. 공제 범위도 적다. 여기에 정부가 세 부담 완화를 위해 내놓은 과세표준 동결 조치에서도 다주택자는 제외된 상태다.
다만 매물 증가는 한정적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매물 출회 효과를 기대할 만 하나 대기수요가 꾸준하고 규제 완화 기대가 큰 강남권이나 한강변 일대는 제한적”이라며 “시장이 양극화 돼 차익 실현 기대가 적거나 선호가 약한 지역 위주로 (출회가)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매물이 풀리더라도 실제 거래까지 이어지기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도 나왔다. 접근이 어려울 만큼 오른 집값, 대출 여력 부족과 금리인상에 대한 부담으로 매물이 나오더라도 수요가 크게 따르지 않을 것이란 것이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현재는 DSR 규제로 소득이 적으면 추가 대출이 어려워 작년보다 시장에 받아줄 수요가 제한적일 수 있다”며 “매물 잠김 현상을 정상화하고 실질적인 효과로 이어지려면 대출에 대한 제도 완화도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도 “집값이 워낙 높고, 대출과 금리 부담이 커지고 있어 거래가 활발하게 전개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다주택자가 세를 주고 있는 물건이 나올 가능성이 커 세입자들이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한다면 당장 입주를 할 수 없다는 점도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