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과 햄버거 등 식용유를 많이 쓰는 외식 업계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 식용유 가격이 10년 만에 최고가로 치솟고 있어서다.
4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의 대두유 선물 가격은 파운드 당 79.54센트를 기록했다. 10년 만에 최고가로 지난해 3월 파운드 당 24센트에 거래된 것과 비교할 때 3배 이상 치솟았다.
대두 가격 상승에 따라 국내에서 판매 중인 해표 맑고 신선한 식용유(900㎖), 오뚜기 콩기름 100%(900㎖), 백설 식용유(1.5ℓ) 등 주요 식용유 가격도 일제히 올랐다.
일반음식점 등 업소에서 사용하는 18ℓ 식용유 가격도 치솟고 있다. 롯데푸드 콩식용유(18ℓ)와 CJ제일제당 백설 카놀라유(18ℓ)는 지난해 최저가가 3만원선이었지만 현재 5만원 이하로는 구할 수 없다.
이렇다보니 원재료 가격 중 식용류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치킨업계는 고민이 많다. 아직까지 교촌치킨과 BBQ,, BHC 등 국내 치킨업계 빅3는 가맹점에 공급하는 식용유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치킨이나 햄버가 가격 인상도 아직 예정된 것은 없다.
하지만 식용유 가격이 더 오르면 본사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원래 가맹점에 공급하는 식용유 가격은 CJ제일제당과 롯데푸드 등 제조사의 제품 가격 변동을 반영해 공급 가격을 정한다.
이 과정에서 본사는 제품 공급 가격에 상한선을 정한 뒤 이중 일정 부분은 본사에서 지원해준다. 때문에 식용유 가격 고공행진이 장기화한다면 제조사의 가격 인상분을 가맹점 본사에서 계속 지원해주는데는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선 올해도 치킨업계의 가격 도미노 인상이 벌어질 수 있다고 내다본다. 지난해 가격 인상을 자제한 BBQ를 필두로 교촌치킨과 BHC 등이 일제히 가격 인상에 나설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조사에서 식용유 판매 가격을 올리면 가맹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본사에서 인상액 중 일정 금액을 지원해주지만 기간이 길어지면 판매 가격을 인상해 이를 충당할 수 밖에 없다”며 “소비자들의 반발이 클 수 있어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햄버거와 돈까스 등 식용유를 많이 쓰는 외식업체들도 식용유 가격 급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외식업체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대두유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는 만큼 튀김류 제품은 팔수록 손해라는 말까지 나온다.
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 등 자영업자들이 많이 찾는 SNS에는 18ℓ 식용유를 저렴하게 구입하는 방법을 묻는 게시글과 함께 식용유 가격 급등을 걱정하는 글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