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2.3.28/뉴스1
올해 2월 농축수산물 수입가격 지수가 1년 전에 비해 31.7% 오르면서 3개월째 30% 이상씩 상승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세계 곡물 가격 급등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어서 밥상 물가 오름세를 당분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4일 한국무역통계진흥원에 따르면 올해 2월 농축수산물 수입가격지수는 112.6(2015=100)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31.7% 상승했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수입가격지수의 전년 대비 상승률은 각각 33.5%와 31.5%로, 농축수산물 수입가격지수가 3개월째 30% 올랐다. 전월 대비 상승률로 보면 0.8%로 지난해 12월(7.9%)과 올해 1월(1.6%)보다는 완화됐다.
부문별로는 농산물 수입가격지수가 1년 전에 비해 33.3% 올라 전반적인 물가 상승을 견인했다. 곡물류는 생두(68.1%), 제분용 밀(58.4%), 사료용 옥수수(52.4%) 등을 중심으로 42.3% 올랐다. 특히 밀과 옥수수 등은 가공식품 원재료로 많이 쓰여서 이들 원재료 가격이 오르면 소비자들은 물가 인상을 더 확실히 체감하게 된다.
축산물 수입가격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6.7% 올랐다. 냉동 소고기가 53.3%, 냉장 소고기가 47.7%, 닭고기 47.5% 올랐다. 수산물 수입가격지수는 13.5% 상승했다. 활어가 38.6%, 신선어류 30.0%, 냉동어류 8.8% 뛰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정체됐던 수요가 늘었지만, 공급 물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물가 역시 오르는 추세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사태로 곡물 가격이 뛰면서 세계적으로 장바구니 물가도 요동치고 있다. 시카고선물거래소(CBOT) 기준 이달 1일 밀 선물 가격은 t당 362.0달러로 1년 전(226.4달러)보다 59.9% 인상됐다. 옥수수 선물 가격도 같은 기준 27.7%, 대두 선물 가격은 9.6% 인상됐다.
원화 약세 역시 수입 가격 오름세를 키우고 있다. 이달 2월 농축수산물 수입가격지수는 원화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31.7% 올랐지만, 달러 기준 상승률은 22.0%였다.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국내 소비자가 부담하는 수입가격이 다른 나라보다 더 커졌다는 뜻이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개월 연속 3%대를 기록 중인 가운데, 당분간 물가 상승 압박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정부 역시 물가 상승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우려했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달 1일 제6차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과거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물가상승률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어렵다”라며 “4월에도 할인쿠폰 지원을 지속하고 이와 연계한 마트 등 업계 할인행사를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