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C 기상 캐스터 더그 캠머러가 생방송 중 아들에게 전화해 토네이도에 대해 경고하는 모습. NBC 트위터 갈무리
2일(현지시간) 미국 NBC뉴스 등에 따르면 NBC 워싱턴의 수석 기상 캐스터인 더그 캠머러(Doug Kammerer)는 지난달 31일 생방송 일기예보를 진행하던 중 갑자기 휴대전화를 꺼내 들더니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그는 신호가 울리는 동안 화면에 토네이도 영향권인 메릴랜드주의 체비 체이스 지역 지도를 띄웠다. 이어 “저는 지금 토네이도 발생 상황을 면밀히 추적하고 있다. 이 토네이도는 우리 집 바로 위를 지나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캠머러의 모습은 그대로 전파를 탔다. 그의 아들이 수화기 너머 “지금 당장 숨으라는 얘기예요?”라고 되묻는 목소리도 휴대전화 스피커를 통해 들을 수 있었다.
NBC 기상 캐스터 더그 캠머러가 생방송 중 아들에게 전화해 토네이도에 대해 경고한 뒤 시청자에게 양해를 구하는 모습. NBC 트위터 갈무리
캠머러는 이후 NBC 투데이쇼에서 “너무 무서운 순간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생방송 당시) 레이더를 확대해 보니 우리 집이 토네이도 진행 방향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집에는 아이들만 있었고, 아이들이 게임 때문에 토네이도 경보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을 것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생방송 중 전화를 걸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계속해서 고민하다가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전화를 걸었다”며 “다행히 그 토네이도로 다친 사람은 없다. 우리는 모두 안전하다”고 덧붙였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