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간발의 차로 가을 무대에 오르지 못한 SSG는 시즌 개막과 함께 2연승으로 산뜻하게 출발하며 아쉬움을 털어냈다. 개막전 주인공이 9이닝 퍼펙트를 기록한 윌머 폰트(32)였다면, 이튿날 주인공은 롯데에서 방출된 뒤 SSG로 팀을 옮긴 노경은(38)이었다. 3일 NC를 상대로 선발 등판한 노경은은 6이닝 1피안타 2볼넷 5삼진 무실점으로 팀의 4-1 승리를 이끌었다.
노경은은 지난시즌 중반 팔꿈치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인 박종훈(31), 문승원(33) 두 토종선발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영입됐다. 지난해 12월 입단테스트 당시 시속 147km의 빠른 공을 던지며 화제를 모은 노경은은 이날 공 76개로 첫 임무를 완벽히 수행했다.
매년 주축들이 떠나지만 ‘잇몸’으로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오르는 저력을 과시한 두산은 올해도 재미를 보게 생겼다. NC에서 방출된 뒤 두산 유니폼을 입은 임창민(37) 덕이다. 임창민은 한화와의 2연전에 모두 나서 2와 3분의 1이닝 무실점으로 2홀드를 챙기며 단숨에 필승조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평균자책점 3.79(40과 3분의 1이닝)로 성적이 나쁘지 않았지만 세대교체 바람에 밀린 임창민도 겨우내 절치부심하며 새 시즌을 준비했다.
지난해 방출선수 최고 히트상품은 이용규(37)였다. 한화에서 방출되고 키움 선수가 된 이용규는 출루율 0.392(타율 0.296)으로 리드오프 역할을 완벽히 소화했다. 연봉도 1억 원에서 4억 원으로 수직상승했다. 마운드의 두 노장들이 제2의 이용규를 꿈꾸고 있다.
김배중 기자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