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바꾼 채용시장 지형도 ‘캐치’ 등록된 정규직 채용공고 분석… IT-통신 32.8%… 2년 만에 10%P↑ 제조업-서비스업 비중은 줄어들어… 경력직 구인공고 증가 두드러지고 채용 설명회는 온라인으로 옮겨가
올해 2월 8일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한 시민이 일자리 정보를 보고 있다. 동아일보DB
2년 넘게 이어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국내 채용시장의 지형도를 바꾸고 있다. 산업과 직종에 따라 채용 수요의 증감이 적지 않을 뿐 아니라 기업들의 채용 방식 및 문화 자체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미 코로나19 이전부터 시작됐던 채용시장 변화에 점점 가속도가 붙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IT·미디어 채용 늘고 판매·서비스 감소
4일 취업플랫폼 ‘진학사 캐치’에 따르면 지난해 이 회사 홈페이지에 등록된 산업별 정규직 채용공고는 2만8456개로 코로나19 확산 직전인 2019년(1만4711개)보다 90% 넘게 늘었다.지난해 전체 채용공고가 2년 전보다 크게 늘어난 건 대기업 공채가 사라지고 수시채용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어서다. 올해 3월 말 기준 캐치에 올라온 현대자동차 신입 채용공고는 직무별로 8건이었다. LG전자도 계열사별로 수시 채용공고를 올리고 있다. 공채를 유지하는 삼성그룹을 제외한 다른 대기업들의 채용공고가 증가세를 보이면서 취업시장 채용공고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
반면 지난해 대면 서비스 중심의 판매·유통업 채용공고 비중(7.0%)은 2년 전(9.7%)보다 2.7%포인트 줄었다. 같은 기간 서비스업 채용공고도 10.3%에서 8.0%로 감소했다. 전체 산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제조업 역시 업황 부진 탓에 37.5%에서 33.8%로 쪼그라들었다.
기업들의 채용공고를 직무로 분석해도 비슷한 경향이 나타난다. 지난해 직무별 채용공고(3만9863개)의 25.8%가 IT·인터넷 직무 인력을 뽑는 공고였다. 2019년 전체(1만9796개)의 19.0%였던 것과 비교하면 6.8%포인트 늘었다. 영업·고객 관련 직무(9.2%)와 서비스 직무(2.4%)는 각각 3.4%포인트, 1.5%포인트 감소했다.
○ 경력 3년 미만 ‘중고 신입’ 전형도
진학사 캐치의 김정현 소장은 “이전에도 경력직 선호 현상은 있었지만 최근 급격한 디지털화와 재택근무 등의 변화로 바로 업무 투입이 가능한 경력직을 선호하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20, 30대 중심으로 부는 ‘이직 열풍’도 이처럼 경력을 우대하는 채용 분위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또 코로나19 이전에는 많았던 대학 캠퍼스 리크루팅 행사가 사라지고 최근에는 비대면 방식의 온라인 채용 콘퍼런스가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현대차, 삼성카드, SK텔레콤 등 주요 기업은 자체적인 온라인 채용 설명회를 연다. 진학사 캐치는 매달 디지털·IT 관련 커리어 콘퍼런스를 열고 있다. 이달 26일에는 메타버스를 주제로 콘퍼런스를 개최할 예정이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