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김여정 북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 명의 추가 대남 담화가 공개됐다. 대남 행동 가능성 시사 이후 이틀 만에 다시 담화를 제기, 핵보유를 부각하며 남측에 경고했다. 그러면서도 남측 향해 직접적인 공세를 가하지 않겠다고 했다. 북한이 말을 통해 상황·정세 관리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 매체에 따르면 김 부부장은 지난 2일과 4일 연이어 대남 대화를 제기했다. 내용은 서욱 국방부 장관의 대북 대응 발언을 겨냥한 것으로, 특히 ‘선제타격’ 언급에 민감한 태도를 보였다.
먼저 지난 2일 담화에서 김 부부장은 “핵보유국을 상대로 선제타격을 함부로 운운하며 망솔한 객기를 부렸다”면서 서 장관을 향해 “미친놈”, “쓰레기”라는 등 욕설을 퍼부었다.
4일 담화에서도 김 부부장은 군사적 대결 상황 도래 시 “핵전투무력은 자기 임무를 수행해야 하게 될 것”이라며 핵무력 사용 정당성을 주장했다. 나아가 “이것은 결코 위협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날 담화 성격에 대해 “남조선이 군사적 망동질을 하는 경우의 우리 대응과 그 후과에 대한 상세한 설명인 동시에 남조선이 핵보유국을 상대로 군사적 망상을 삼가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연이은 담화에서 김 부부장은 북한이 ‘핵보유국’임을 강조하면서 유사 시 핵무기 실제 사용 가능성을 제시한 셈이다. 2일 박정천 당 중앙위 비서 담화에도 이를 뒷받침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당시 박 비서는 “우리 군대를 대표해 길지 않게 한 가지만 명백히 경고하겠다”면서 선제타격 등 군사적 행동 감행 시 “군사적 강력을 서울 주요 표적들과 남조선군 괴멸에 총집중할 것”이라고 한 바 있다.
아울러 “우리는 남조선을 겨냥해 총포탄 한 발도 쏘지 않을 것”, “우리 무력의 상대로 보지 않기 때문” “순수 핵보유국의 군사력 대비로 보는 견해가 아닌 싸우지 말아야 할 같은 민족이기 때문”이라는 언급도 있었다.
이는 상황 및 정세 관리 측면에서 후속 담화를 통해 기존 내용을 부연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북한이 연이어 담화를 내면서 기존 주장을 부연, 수위 조절하는 모습은 지난해 9월에도 연출된 바 있다. 당시 메시지는 비교적 유화적이라고 평가됐으며, 이 때 역시 북한이 정세 관리를 고려하고 있다는 해석이 있었다.
지난해 9월23일 리태성 북한 외무성 부상은 종전선언 제안과 관련해 “시기상조”라는 담화를 냈고, 바로 다음날인 9월24일 김 부부장이 등판해 적대 정책, 이중 기준 철회를 조건으로 내걸었다.
그러면서 “공정성, 존중이 유지될 때 의의 있는 종전선언, 북남 공동연락사무소, 북남 수뇌 상봉과 같은 관계 개선의 여러 문제들도 건설적 논의를 거쳐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