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집단학살에… 국제사회 일제히 대응
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 외곽 부차 마을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살해된 민간인들의 시신을 옮기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의 민간인 학살로 보이는 증거가 드러나면서 전격적인 비난에 직면하고 있다. 2022.04.05. AP/뉴시스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집단학살한 러시아를 상대로 국제 사회가 일제히 대응에 나섰다. 미국은 러시아의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 자격 박탈을 추진하고 미 은행을 통한 러시아 국채의 달러 이자 상환을 불허해 러시아의 국가 부도를 부추기기로 했다. 유럽 각국은 러시아 외교관을 속속 추방하고 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4일(현지 시간) “러시아의 인권이사회 참여는 웃음거리이자 잘못된 일”이라며 “유엔 총회가 러시아를 몰아내기 위해 투표를 해야 할 시기”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주 안에 투표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권이사회 이사국의 자격을 박탈하려면 193개 유엔 회원국 중 3분의 2 이상(129개국)이 찬성해야 한다. 러시아가 침공 후 줄곧 전쟁 범죄를 저지르며 전 세계의 공분을 산만큼 인권이사회 이사국 박탈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이날 러시아 정부의 거래은행인 미 JP모건의 계좌를 통해 지불된 러시아 국채의 달러 이자 결제를 승인하지 않았다. 재무부 측은 이날부터 미 금융권에서 러시아 정부 계좌에서 이뤄지는 달러 부채에 대한 상환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러시아의 채무불이행(디폴트)가 점점 다가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는 민간인 집단학살이 조작이라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하며 인권이사회 축출 시도에 반발했다. 바실리 네벤쟈 주유엔 러시아대사는 이날 미 뉴욕 유엔본부에서 조작이라는 점을 입증할 많은 증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사회 축출 시도를 두고 “유엔 역사에 전례가 없으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평화 협상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