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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주택 구입 40%가 2030… “젊은층 영끌매수 지속될 것”

입력 | 2022-04-05 17:24:00

뉴시스


지난해 주택을 구입한 10명 중 4명은 20, 3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집을 사면서 평균 1억6700만 원의 대출을 받아 매달 80만 원씩 갚고 있었다. 20, 30대가 구입한 평균 3억6400만 원짜리 집은 최근 5억 원대로 뛰었다.

아직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지 못한 2030세대의 57%도 주택을 구입할 의향이 있어 젊은층의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매수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은 5일 이 같은 내용의 ‘2022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를 내놨다. 지난해 9~10월 만 20~64세 근로자, 자영업자 등 경제 활동을 하는 1만 명을 설문조사한 결과가 담겼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1년간 거주용 주택을 구입한 사람의 41.1%는 20, 30대였다. 이들의 주택 구입 가격은 평균 3억6446만 원이었다. 1년 새 이들이 구입한 주택의 가치는 39.0% 올라 5억651만 원이 됐다.

집을 산 20, 30대의 89.8%는 대출을 이용했고 평균 대출액은 1억6720만 원이었다. 1년 전(1억1765만 원)보다 4955만 원 늘었다. 이를 갚기 위해 20, 30대는 매달 80만 원을 부담했다. 앞으로도 매달 80만 원씩 갚는다고 가정하면 20, 30대는 17년 이상 갚아야 주택담보대출을 털어낼 수 있는 셈이다. 집값이 뛰면서 대출 부담이 커졌지만 20, 30대의 향후 주택 구입 의향(56.9%)은 전 연령층에서 가장 높았다.

전체 가구의 소득과 자산, 부채 규모는 일제히 늘었다.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93만 원으로 1년 전(478만 원)에 비해 15만 원 증가했다. 소득의 절반인 242만 원은 소비에 쓰였고 저축과 투자에는 103만 원이 지출됐다. 현금 등 예비자금으로 떼어둔 돈도 86만 원에서 103만 원으로 불었다. 새로운 투자처를 찾거나 예상치 못한 목돈 지출에 대비해 예비자금을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충동소비’도 나타났다. 조사 대상의 32.5%는 “예정에 없던 목돈을 지출했다”고 했다. 숙박(38.9%), 가구·가전제품 구입(37.6%)에 충동소비가 많았다. 명품 구입(18.5%), 골프장 등 회원권 구매(12.6%) 등 억눌렀던 소비를 분출하는 ‘보복소비’도 두드러졌다. 코로나19 이후 감소했던 교육비 지출도 월평균 30만 원으로 늘었다.

가구의 보유 자산은 평균 5억 1792만 원으로 최근 4년 내 가장 많았다. 이 중 79.9%가 부동산 자산(4억1386만 원)이었다. 평균 부채 보유액은 1억164만 원으로 1년 새 16.1% 늘었다. 부채 보유 가구가 벌어들이는 월평균 소득(521만 원)의 20배 규모다. 월 소득을 모두 부채 상환에 쓴다면 빚을 다 갚는 데 최소 20개월 이상이 걸린다는 뜻이다.

계층간 소득 격차는 더 커졌다. 상위 20%의 소득은 5.9% 늘었지만 하위 20%의 소득은 오히려 1.1% 감소했다. 이에 따라 두 계층 간의 소득 격차는 5.23배로 지난해(4.88배)보다 더 벌어졌다.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