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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부채 2196조… 文정부 5년간 763조 늘어

입력 | 2022-04-06 03:00:00

코로나 대응과정 국고채 발행 증가… 공무원 늘면서 연금충당부채 급증
연금충당부채 뺀 나랏빚도 967조… 국내총생산 대비 47%로 최대
1인당 1873만원… 1년새 240만원↑
추경 쓸 수 있는 초과세수 3조 불과… 새정부 ‘50조 추경’ 적자국채 불가피




지난해 국가부채가 사상 처음으로 2000조 원을 넘어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재정 지출이 늘어난 데다 확장적 재정정책, 공무원 수 증가 등이 이어지면서 5년 새 760조 원 넘게 불었다. 국내총생산(GDP)보다 나랏빚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경고등이 켜진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 국가부채, 5년간 700조 원 넘게 불어

5일 정부가 의결한 ‘2021회계연도 국가결산’에 따르면 지난해 국가부채는 전년보다 214조7000억 원(10.8%) 늘어난 2196조4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국가부채가 2000조 원을 넘어선 것은 회계 기준이 바뀐 2011년 이후 처음이다. 국가부채는 중앙·지방정부가 갚아야 할 채무에 공무원과 군인에게 지급해야 할 연금을 현재 가치로 환산한 금액까지 더한 나랏빚이다.

정부 정책의 패러다임이 정부 주도 성장으로 바뀐 데다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국가부채는 5년 만에 큰 폭으로 증가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전인 2016년 국가부채는 1433조1000억 원이었다. 5년 만에 763조3000억 원(53.3%) 급증한 것이다.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이전인 2019년(1743조7000억 원)과 비교하면 452조7000억 원(26%) 늘었다.

문 정부 들어 공무원 수가 13만 명 가까이 늘면서 미래의 연금 지급액인 연금충당부채가 늘어난 점도 국가부채 급증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연금충당부채는 1138조2000억 원으로 국가부채의 절반이 넘었다. 1년 전보다 93조5000억 원 늘어난 규모다.

연금충당부채를 제외한 나랏빚도 1000조 원에 달했다. 국채, 차입금 등 국가채무는 지난해 967조20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120조6000억 원 불었다. 2020년(123조4000억 원)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증가 폭이다.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3.2%포인트 뛴 47%로 최대였다.

국가채무가 빠르게 늘면서 1인당 국가채무는 2000만 원에 육박했다. 국가채무를 지난해 말 주민등록인구 5164만 명으로 나누면 2021년 기준으로 1인당 국가채무는 1873만 원이다. 1년 새 240만 원 가까이 늘었다. 올해 2월 추가경정예산(추경)으로 늘어난 국가채무까지 합치면 올해 1인당 국가채무는 2000만 원이 넘는다.
○ 추경에 쓸 수 있는 초과세수는 약 3조 원

세수 호황으로 지난해 초과세수가 많이 발생했지만 추경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금액은 많지 않았다. 국가재정법에 정해진 대로 지방교부세 정산, 채무 상환 등을 하고 나면 추경 재원으로 남는 금액은 3조3000억 원에 불과하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은 ‘50조 원 추경’ 편성을 새 정부 출범 이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추경 규모를 줄이거나 적자국채를 발행해 추경 재원을 마련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아직까지 정해진 것이 없고 새 정부의 정책 기조에 맞춰 지출 구조조정 등을 통해 재원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정부의 씀씀이가 커지면서 실제 나라살림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90조5000억 원 적자를 보였다. 1년 전(112조 원 적자)보다는 적자 폭이 줄었지만 GDP 대비 재정 적자는 여전히 ―4.4%였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재정준칙 도입 등 지금부터라도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앞으로 엄청난 리스크로 돌아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