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글로벌 시장 분석해보니… ‘톱3’ 점유율 31.1%, 1년새 4.2%p↑ 업체, 라인업 늘리며 모델 수 증가… 몇백 대 차로 중위권 순위 바뀌기도 2020년 5위 현대 ‘코나’, 18위로… 현대차그룹 34만8783대 팔아 5위
글로벌 전기자동차 시장에서 ‘톱3’ 모델을 제외한 중위권 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다양한 전기차 모델의 등장으로 본격적인 ‘춘추전국시대’가 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 상위 20개 모델 중 1∼3위를 제외한 나머지 차량들의 시장 점유율이 모두 1%대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상위 모델만 제외하면 판매량이 거의 비슷하다는 얘기다.
판매량 1위 전기차는 미국 테슬라의 ‘모델3’다. 56만3266대가 팔려 시장 점유율은 12.3%였다. 2020년보다 점유율이 4%포인트 정도 하락하긴 했지만 부동의 1위에 올라 있다. 2위는 같은 회사의 ‘모델Y’로, 43만5672대(9.5%)가 팔렸다. 2020년 판매량에 비해 6배나 팔렸다. 3위는 판매량 42만6482대(9.3%)의 중국 우링자동차 ‘훙강 미니 EV’로 나타났다. 세 모델의 시장 점유율은 2020년 26.9%에서 31.1%로 4.2%포인트 높아졌다.
중위권 싸움은 갈수록 점입가경이다. 판매량 4∼20위 전기차 모델들의 시장 점유율은 모두 1%대다. 2020년에는 시장 점유율이 2%가 넘는 모델이 10종이었는데 톱3를 제외하면 7개 모델이 1%대로 뒷걸음질 친 것이다. 지난해의 경우 불과 몇백 대 차이로 순위가 뒤바뀔 만큼 중위권 판매량 수치가 촘촘하게 붙어 있다.
전기차 수요가 늘어난 만큼 개별 전기차 모델들의 판매량도 일제히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빠르게 전기차 라인업을 확장하면서 모델 수가 크게 증가했고, 판매량 순위가 요동치고 있는 것이다.
한국 자동차 중에서는 기아 ‘니로’와 현대자동차 ‘코나’가 각각 판매량 15위, 18위에 올랐다. 코나는 2020년 5만5028대를 팔며 판매 순위 5위까지 올랐었다. 지난해에는 5만1838대가 팔려 전년 대비 3190대 줄어들었는데 순위는 13계단이나 밀렸다. 순수 전기차 플랫폼(E-GMP)을 장착한 아이오닉5의 생산에 집중하고 있는 데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로 출고 지연이 발생하면서 판매량이 줄어들었다는 분석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로 생산에 차질을 빚은 곳들이 많았는데, 원활한 수급 여하에 따라 순위가 몇 계단씩 뒤바뀔 수 있었다”고 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