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안전관리법 시행 1년 맞은 박지현 전기안전公 사장 노후 아파트-펜션 등 점검대상 확대… 안전등급도 세분화해 사고예방 원격점검 도입 등 점검방식 변화… 재생에너지-ESS관리도 업무영역 “일반인도 안전에 대한 인식 높여야”
박지현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은 인터뷰 내내 ‘안전’을 강조했다. 그는 “지금 이 시간에도 3300여 명의 공사 직원이 안전 점검 업무에 매달리고 있다”며 “모두가 안심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전기와 연결되지 않은 분야가 없고 사용량은 더욱 늘어나고 있습니다. 앞으로 공사의 역할이 커질 것입니다.”
전기는 문명의 이기(利器)이지만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재산뿐 아니라 인명도 위태로울 수 있다. 전기 설비에 대한 안전조치 부족으로 발생한 사건은 멀게는 부산 냉동창고 화재(1998년), 가까이는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2017년) 등이 꼽힌다. 한국전기안전공사는 전기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발전소와 병원, 학교 등 사회 대부분의 전기 설비를 점검한다.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구에서 만난 박지현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은 “안전을 넘어 안심하고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 정기점검 대상에 사각지대 포함
공사는 지난해부터 전기안전관리법의 안정적인 진행에 역량을 쏟고 있다. 시행 1년을 맞은 이 법은 기존 사각지대에 놓인 시설들을 점검하고 전기시설 안전등급을 세분화했다. 전기안전 시스템을 고도화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박 사장은 “전기안전관리법이 본격 시행되면서 안전관리를 소홀히 해 발생하는 사고를 상당히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통시장과 고시원, 숙박시설, 노래방 등에는 안전등급제가 도입됐다. 기존에는 시설 노후도와 관리 상태 등을 반영해 적합·부적합 여부만 나눴지만 전기안전관리법 시행으로 우수한 A등급부터 부적합한 E등급까지 5단계로 나눠 판단하게 됐다. 이 안전등급 결과는 ‘전기안전종합정보시스템’에 공개돼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
○ 안전관리도 시대상 맞춰 변화
“화석연료 사용이 줄고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커지면 전기를 만들고 보내고 저장하는 설비들이 계속 늘어날 것입니다.”
박 사장 얘기처럼 늘어나는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설비와 에너지저장장치(ESS) 관리도 공사의 주요한 업무 영역이 되고 있다.
공사는 지난해 ‘신재생안전처’와 ‘ESS안전성 평가센터’를 만들어 시설의 안전기준과 운영 및 관리기준 등을 보다 정교하게 만들고 있다.
박 사장은 정기점검 방식도 변화를 예고했다. 공사는 비대면 생활이 늘어난 점을 고려해 내년부터 비대면 원격점검 체계를 도입한다. 박 사장은 “전기를 공급하는 설비에 사물인터넷(IoT)을 접목하면 문제가 생긴 부분을 점검하고 교체하는 시스템이 구현될 수 있다”며 “현재 업계와 관련 부품 표준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시스템을 다듬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안전에 대한 인식을 높여야 한다는 게 박 사장의 설명이다. 만약 가정에서 자꾸 전기가 차단된다면 대수롭지 않게 여겨선 곤란하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