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南 겨냥 핵사용 가능성 첫 언급 한미, 안보리 추가 대북 결의안 추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사진)이 5일 “핵 전투 무력”을 언급하며 “군사적 대결 상황이 벌어지면 무서운 공격이 가해질 것이며 남조선군은 괴멸, 전멸에 가까운 참담한 운명을 감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남측을 겨냥해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직접 시사한 건 처음이다. 한미는 이날 북한 도발에 대응해 북한의 원유 수입 제한을 강화하는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새 대북 제재 결의안 채택을 추진하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도 “북한의 도발, 안보 위협에 대해 한 치의 오차 없이 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여정은 이날 담화에서 “남조선이 우리와 군사적 대결을 선택하는 상황이 온다면 우리의 핵 전투 무력은 자기 임무를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다만 김여정은 “우리는 이미 남조선이 우리의 주적이 아님을 명백히 밝혔다”고도 했다. 위협 수위를 높이는 동시에 협상 여지도 남겨 상대를 흔들어 보려는 북한의 ‘이중 전술’로 풀이된다.
박진 “북핵 CVID 목표, 美도 공감”… 한미, 압박 강화로 전환 시사
尹측 대표단, 美 NSC-국무부와 회동…“尹의 대북 정책 비전 CVID라 설명”
한미, 北 반발에 CVID 표현 꺼려와…尹측, 北인권-쿼드도 “적극 협력”
확장억제전략협의체 재가동도 논의…원자력-공급망 공조 강화하기로
한미, ‘북핵 대응’ 릴레이 회동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한미 정책협의대표단이 4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담당 조정관(위쪽 사진 왼쪽)을 만나고 있다. 이날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아래쪽 사진 왼쪽)과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오른쪽)도 워싱턴에서 한미 북핵협상 수석대표 회담을 갖고 새로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안 채택 추진에 나섰다. 워싱턴=뉴시스
○ 北 극도 거부 “CVID에 美 공감”
박진 대표단장은 이날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 등과 면담을 갖고 “CVID는 우리가 추구하는 비핵화의 최종 목적”이라며 “(비핵화 목표에 대한) 표현은 다를 수 있지만 미국도 같은 시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해 공감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박 단장은 “CVID에 대해 미국도 공감했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2018년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당시 비핵화 목표로 CVID 명시를 요구한 미국에 “일방적인 항복 요구”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문재인 정부의 요청에 따라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표현을 써왔다. 이날 국무부는 셔먼 부장관과 대표단 면담 결과에 대한 보도자료에선 CVID 대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달성에 진전을 이루기 위한 공동의 노력을 환영했다”고 명시했다.
○ “北 인권 문제서도 한미 협력”
대표단은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서도 “윤석열 정부에선 북한 인권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며 앞으로 진지하게 다뤄 나갈 것”이라며 “유엔 북한인권 결의안이 상정됐을 때 한국이 가장 앞장서서 적극적인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차기 한국 정부와 북한 인권 문제 대응에서도 협력을 이어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표단은 또 바이든 행정부와 원자력 협력, 글로벌 공급망, 첨단 기술 분야에 대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박 대표단장은 “한국과 미국이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서 한미 동맹을 한 차원 더 높은 수준으로 격상해 나가자는 당선인의 구상을 전달하고 공감을 형성했다”고 말했다.
대표단은 이날 오전 백악관에서 바이든 행정부 ‘아시아 차르(정책 총괄)’인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담당 조정관을 만나 ‘쿼드(QUAD)’ 협력, 한미일 3각 공조 방안 등을 논의했다. 쿼드는 중국 견제를 위해 미국 일본 호주 인도가 참여하는 안보협력체로 윤 당선인은 쿼드 참여를 공약했다. 캠벨 보좌관은 “한국이 쿼드 협력 의지를 보여준 것을 환영하고 워킹그룹 차원에서 한국과 다양한 협력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한미일 협력과 한일관계는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