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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파트 주민이 각 세대 소화전에 입주민 이름, 특히 여성과 노약자 위주로 적혀있는 것을 발견했다며 소름 끼치는 사연을 공개했다.
지난 5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 아파트에 붙은 안내문 한 장이 올라왔다. 안내문은 이 아파트 주민 A씨가 적은 것으로, A4 용지 한 장이 빼곡하게 채워져 있었다.
글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일 소화전 윗부분에 생후 7개월 된 아기 이름이 적혀있는 것을 포착했다.
그러자 A씨가 거주하는 동 2층부터 각 세대 앞 소화전에 입주민 이름이 적혀있었다. 이에 A씨는 각 세대에 요청을 구해 이름을 대조한 결과, 현재 거주하고 있는 주민의 이름과 동일했다.
특이점은 남성의 이름이 적힌 경우는 매우 적었으며 주로 여성과 자녀, 노약자 이름이 적혀있었다는 것.
한 아파트에 붙은 안내문.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 뉴스1
이후 A씨는 다른 3개의 동을 돌아다니며 소화전 윗부분에 이름이 적혀있는 것을 확인했다. 그는 “모든 동을 다 돌아본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조사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전 세대에 이름이 적혀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관리사무소는 자치회장에게 따로 보고하지 않았으며, 심지어 A씨가 거주하는 동에 적힌 이름을 지웠다.
A씨는 “관리사무소에 따져 물으니, 내가 걱정해서 우리 집만 지웠다고 했다”며 “확인해보니 총 4개 층에 적힌 이름을 지웠더라. 관리사무소는 이 사항에 대해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노했다.
이어 “관리사무소는 경찰에 신고하고 범인을 잡기보단 이 상황을 쉬쉬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여서 내가 직접 주민에게 심각함을 알리고자 이 안내문을 작성했다”며 “입주민의 이름이 유출돼 타인이 인지하고 있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파트 전체에 입주민 이름이 적힌 부분을 경찰에 신고하고자 한다”며 “각 세대 소화전 윗부분 확인 부탁한다. 증거가 될 수 있는 부분이니 당분간 지우지 말고 사진 찍어 남겨놓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내부자 소행 같다. 주민센터에서 뭐 전달하라고 시키는 일이 잦고, 이를 관리하는 게 번거로우니까 경각심 없이 이름 적어놓은 것 같다”고 짐작했다.
한편 지난 2014년에도 광주의 몇몇 아파트 현관문에 의문의 표시가 잇따라 발견돼 주민이 불안에 떨어 경찰이 사실 확인에 나서기도 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