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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친문, 송영길에 “후안무치” 협공…與 내홍 격화

입력 | 2022-04-06 15:15:00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6·1 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를 둘러싼 민주당 내홍이 계속되고 있다.

86 운동권 동지들이 속속 정계은퇴 선언을 하며 우회 압박에 나선 데다가, 지난 원내대표 경선에서 이재명계에 패했던 이낙연계 친문도 출마 반대를 고리로 다시 목소리를 높이는 형국이다. 다만 송 전 대표는 아랑곳하지 않고 ‘마이웨이’를 걷고 있어 계파갈등이 다시 점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6일 페이스북을 통해 “새로운 시대는 새로운 소명이 필요하다”며 “오늘부로 정치를 그만둔다”고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최 전 수석은 “근 20년을 정치를 해왔다. 학생운동을 하던 시절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고 싶었다. 우리 사회와 국민을 위해 제가 해야 할 시대적 소명이 있다고 믿었다”고 술회한 뒤 “첫 출마를 하던 20년 전의 마음을 돌이켜봤다. 내 소명이 욕심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정계은퇴의 변을 밝혔다.

최 전 수석은 동국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86 운동권이자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인사다. 부산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됐던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에 이어 경기지사 후보군이던 최 전 수석까지 전격 정계은퇴를 선언하면서 ‘86 용퇴론’이 힘을 받는 양상이다.

더욱이 86 대표 정치인들의 릴레이 정계은퇴는 이재명계 지원에 힘입어 서울시장 출마를 강행하는 ‘86 맏형’ 송 전 대표에게 강한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친문 의원 모임인 민주주의 4.0 이사진도 입장문을 내고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송영길 전 대표의 명분도 가치도 없는 내로남불식 서울시장 출마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송 전 대표의 대표직 사퇴와 대선 국면 당시 총선 불출마 선언을 상기시키며 “사퇴 선언문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민주당의 반성과 혁신의 시험대가 될 이번 지방선거의 가장 핵심지역인 서울시장에 출마하겠다는 송 전 대표의 오판은 자칫 민주당 전체를 오만과 내로남불의 나락으로 떨어뜨려 지방선거 참패로 이어질 위험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성명에는 이사장인 도종환 의원을 비롯해 강병원, 고영인, 김영배, 김종민, 맹성규, 신동근, 이광재, 정태호, 최인호, 최종윤, 한병도, 홍영표 의원 등 이사진 13명이 이름을 올렸다. 대부분 이낙연 전 대표와 가까웠던 친문·86 인사로 분류된다.

지난 원내대표 경선에서 이재명계 박홍근 원내대표가 이낙연계 친문 박광온 의원을 결선투표 끝에 꺾으면서 이재명계가 신주류로 올라섰지만, 송 전 대표 출마 논란을 고리로 친문에 반격의 빌미를 주면서 계파 갈등 2차전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이와 함께 이재명 전 후보도 자신의 1호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 이장을 맡아 다가오는 ‘지방선거 지원’을 고리로 공개 행보를 재개하며 오는 8월 전당대회에서 차기 당권에 도전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이에 대해 5선 중진인 이상민 의원은 전날 MBN 인터뷰에서 송 전 대표에 대해 “지금이라도 서울시장 출마는 접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된다”며 “지난 대선의 패배에 대한 책임을 당 대표로서 지고 뒤로 물러난 이상 바로 코앞에 있는 지방선거에 나온다는 것은 마땅치 않고 인천 지역구 출신 국회의원인 분이 임기 도중에 의원직을 그만두고 서울시장에 출마한다는 것이 뭔가 좀 아귀가 잘 안 맞잖냐”고 비판했다.

이 전 후보에 대해서도 “좀 뒤에 물러서서 쉬어야 된다”며 “조급증을 내면서 곧바로 비대위원장이다, 당대표다, 또는 지방선거에 영향력을 미쳐서 세력을 구축하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낭패를 볼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송 전 대표는 당 안팎의 지적에도 이날 낮 여의도에서 서울지역 의원 일부와 비공개 오찬회동을 갖는 등 서울시장 출마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이르면 이날 중 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등록까지 마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