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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피해 막고 숲속에서 휴양을…” 부산시, ‘숲토피아’ 만든다

입력 | 2022-04-07 03:00:00

기장군-울진의 대형산불 교훈 삼아 5년간 1989억원 투입해 숲 조성
헬기-드론 등 진화장비 교체-보강… 250km 숲길 정비하고 안전 강화
산림휴양 복지시설 대폭 늘리기로



박형준 부산시장(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5일 식목일을 맞아 금정구 회동동 아홉산 산불피해지 현장을 찾아 산림재해 대응책을 발표하고 있다. 금정구와 기장군에 걸쳐 있는 아홉산에서는 지난달 2일 불이 난 뒤 진화와 재발화를 거듭하며 산림 20ha가소실됐고 같은 달 11일에야 완전히 꺼졌다. 부산시제공


부산시가 최근 기장군과 경북 울진 등에서 잇따라 발생한 대형 산불 피해를 교훈 삼아 산림재해에 보다 강력하게 대응하기 위한 전략을 세웠다.

시는 앞으로 5년간 총 사업비 1989억 원을 투입해 ‘안전하고, 행복하고, 건강한 숲’을 조성한다고 6일 밝혔다. 이를 통해 부산을 ‘숲토피아(숲+유토피아)’로 만든다는 전략이다. 부산은 전체 면적의 약 46%가 산림으로 이뤄졌다.

먼저 산불 대응 단계별 동원 기준을 강화하는 등 대응 체계를 바꿨다. 이근희 시 녹색환경정책실장은 “현재 산불 피해 규모에 따라 부산시장 혹은 구청장의 현장 지휘 여부가 결정되는데, 시장의 지휘 범위를 대폭 늘려 산불 진압에 동원되는 공무원 숫자도 늘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또 각 구청에 속한 20∼30명의 산불진화대를 통합 운영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이 실장은 “특히 야간에 산불 진화가 어렵기 때문에 초기 진화를 위해 인력을 집중 투입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화 장비도 대폭 늘린다. 산불 발생 시 경남 양산 등에서 민간 헬기를 빌리고 있지만, 다른 지역에서 산불이 날 경우 동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시는 헬기 2대의 정기 임차 계약을 맺기로 했다. 또 노후 진화차량을 교체(17대)하고 산불 상황을 관찰하는 폐쇄회로(CC)TV, 드론 등 각종 진화장비를 보강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산불에 강한 참나무 등을 집중적으로 심는 내화(耐火) 수림대를 조성하고, 산불 진화차량 진입로인 임도 설치를 확대하는 등 예방·대응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산림재해 대응 관련 예산은 총 1214억 원이 투입된다.

또 5년간 544억 원을 투입해 ‘숲에서 행복한 숲속 부산’을 목표로 한 각종 정책이 추진된다. 시는 약 250km의 숲길을 정비하고 관내 128곳에서 숲길 안전 강화 사업을 편다. 상시 운영 중인 13곳 외에도 산림휴양·치유 공간 93곳을 확충할 방침이다. 산림교육 프로그램을 확대 운영하고 달음산, 승학산, 개좌산, 엄광산 등 4곳에 산림청 국가사업으로 추진되는 산림복지시설을 조성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부산연구원이 최근 시민 100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시민들은 산림휴양·복지 활동을 위해 가장 시급한 정책으로 ‘질 좋은 프로그램의 개발 및 보급 확대’(22.4%)를 꼽았다. 이어 ‘다양한 산림휴양·복지시설 확대’(19.5%), ‘산림휴양·복지시설 운영 인력 확대와 전문성 강화’(15.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가장 바라는 산림휴양·복지 프로그램으로는 산림치유(24.1%), 숲해설(19%), 숲길 체험(18.2%) 등으로 답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코로나 장기화로 지친 시민들이 빨리 회복할 수 있도록 산림복지를 강화하겠다”며 “모든 시민들이 ‘15분 생활권’ 안에서 산이 주는 각종 혜택을 누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