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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산은 유치” 전북 “투자公 이전”… 지방선거앞 총력전

입력 | 2022-04-07 03:00:00

지자체들, 인수위에 전방위 로비
일부 “마지막 기회” 수십 곳 선정도
경남-대전, 신설 ‘항우청’ 유치 격돌
지역난방공사는 4개 지자체가 경쟁




새 정부 출범과 6·1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공공기관 이전을 둘러싼 지방자치단체 간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각 지자체는 공공기관 유치에 사활을 걸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를 상대로 전방위 로비전에 돌입했다. 일부 알짜 공공기관 유치를 둘러싼 지자체 간 경쟁이 격화되면서 갈등으로 이어질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 “이번이 마지막 기회” 공공기관 유치전 돌입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KDB산업은행에 이어 최근 “한국수출입은행도 부산으로 가야 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지면서 부산시는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6일 “부산은 2009년 금융 중심지로 지정됐지만 대형 투자금융기관이 없다”며 “산은 본사가 오면 남부권 산업 전반의 경제 활성화에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했다. 부산시는 부산국제금융센터(BIFC)를 국책은행 이전 후보지로 검토하는 한편 인수위에 실무진을 파견해 이전 시기와 방법 등을 협의할 계획이다.

그러나 산업은행 본점을 서울에 두도록 한 산업은행법 개정 문제, 금융노조의 반대 등은 넘어야 할 숙제로 꼽힌다. 다만 6·1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 표심을 고려한 여당이 적극 반대하지 못할 거란 관측도 있다.

대구시는 IBK기업은행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대구는 중소기업이 전체 업체의 99.95%를 차지하고 근로자의 97%가 중소기업에 근무한다”며 “기업은행 이전은 지역에 더 없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실무추진단을 구성한 대구시는 대구경북연구원에 의뢰해 기업은행 유치 효과를 연구하는 한편 외부 전문가들과의 토론회도 연이어 열고 있다.

일부 지자체는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판단하고 공공기관 수십 곳 이전을 요구하고 있다. 광주는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등 35개, 전남은 농협중앙회 등 41개, 울산은 한국지역난방공사 등 21개, 전북은 한국투자공사 등 40여 곳을 이전 대상으로 선정하고 유치전에 돌입했다.

특히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현직 지자체장들은 “공공기관 유치 성적이 표심을 좌우할 것”이라며 불철주야 뛰고 있다. 이미 출마 의사를 밝힌 양승조 충남지사는 6일 윤 당선인을 만난 자리에서 “충남혁신도시에 공공기관이 우선 이전할 수 있게 해 달라”고 강조했다. 인수위는 이르면 이달 중순 지방으로 이전할 공공기관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 경쟁 격화되며 과열 양상
알짜 기관 이전을 둘러싼 지자체 간 대립도 격화되고 있다. 경남도와 대전시는 항공우주청(가칭) 신설과 방위사업청 유치를 놓고 격돌하고 있다. 항공우주청은 대전시가 오래 공을 들여왔지만 윤 당선인이 대선 후보 시절 “경남 사천에 항공우주청을 설립하겠다”고 약속하면서 경남도는 일단 승기를 잡았다고 판단하고 있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지난달 31일 안철수 인수위원장과 김병준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장을 만나 “대전이 최적지다. (사천에 설립되면) 국가균형발전을 비롯해 여러 면에서 심각한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밖에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의 경우 대구 광주 전남 울산 등 무려 네 곳이 유치를 희망하고 있고 한국환경공단은 충남과 강원,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충북 강원 광주 울산이 유치를 두고 맞붙는 등 지자체 간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인수위의 공공기관 이전 발표 후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전주=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창원=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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