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비상]인수위, 공공요금 동결 두고 고심 “전기-가스료 한꺼번에 폭발 우려” “최저임금 급등 부작용, 개선 검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열린 시·도지사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6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물가를 포함한 민생안정 대책을 새 정부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라”고 지시한 것은 올 하반기에도 경기 지표가 어두울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윤 당선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초저금리와 제로성장에 물가가 10년 만에 4.1% (인상)돼 가지고, 민생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인수위 기획조정분과 추경호 간사와 경제1분과 최상목 간사, 경제2분과 이창양 간사로부터 물가 관련 긴급 보고를 받았다. 간사들은 이 자리에서 “올 상반기(1∼6월)뿐 아니라 하반기(7∼12월)에도 각종 경기 지표와 물가 전망이 어둡다”고 보고했다.
물가 상승 원인에 대해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돈이 많이 풀린 상황에서 경기가 살아나고, 우크라이나 사태가 더해지면서 공급망 문제로 비용 상승 압박이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인수위는 물가 대책에 대해선 “간단하게 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고민 속에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공요금 동결을 놓고도 인수위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인수위 원일희 수석부대변인은 “서민물가 문제가 있기에 전기요금, 가스요금, 통행료 부분을 꽉 눌러 놓은 것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종합적으로 고민하고 있다”며 “이런 요인이 한꺼번에 폭발했을 때를 우려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산업용 전기요금은 이달 1일부터 kWh당 6.9원 인상됐고, 올 10월에도 기준 연료비 인상이 예고돼 있다. 음식점이나 숙박업 등에 적용되는 도시가스요금도 이달 1일부터 인상돼 소상공인, 자영업자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
인수위는 문재인 정부 5년간 40% 넘게 오른 최저임금에 대해서도 “경제에 부작용이 컸다”는 인식 아래 제도 개선을 검토 중이다. 원 수석부대변인은 “최저임금이 급격히 인상돼 고용시장이 위축되고 경제에 부작용이 컸다는 문제의식을 해당 분과의 인수위원들이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는 5일 “최저임금이 너무 올라가면 기업이 오히려 고용을 줄이는 결과가 와서 서로 지는 게임이 된다”고 말했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