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이자상환 유예 받은 中企 대출, 17%가 ‘요주의 등급’

입력 | 2022-04-07 03:00:00

다른 대출에서 한달이상 연체 발생
지원책 끊기면 부실폭탄 터질수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금융 지원책으로 이자 상환 유예를 받은 중소기업 대출의 약 17%는 ‘요주의 등급’인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재 대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올해 9월 말로 연장된 금융 지원책이 끝나면 중소기업의 숨은 부실이 한꺼번에 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시중은행 5곳에서 대출 만기 연장 등 코로나19 금융 지원 조치를 받은 중소기업 대출(33조5520억 원) 가운데 4.2%(1조4030억 원)는 다른 대출에서 1개월 이상 연체가 발생한 요주의 이하 등급이었다.

특히 이자 상환 유예를 받은 중소기업이 상대적으로 부실 위험이 높았다. 이자 상환 유예 대출액의 16.9%(192억 원)는 다른 대출에서 1개월 이상 연체가 발생했다. 세부적으로 △요주의(1개월 이상∼3개월 미만 연체) 대출이 8.6% △고정 및 회수 의문(3개월 이상∼1년 미만 연체) 대출이 7.6% △추정 손실(1년 이상 연체)이 0.8%였다.

은행 관계자는 “이자 상환 유예를 신청했다는 건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를 내기도 빠듯하다는 뜻”이라며 “이런 중소기업이 정부 지원을 받지 않은 다른 대출에서 연체가 발생한 만큼 향후 부실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또 원리금 상환 유예를 받은 중소기업 대출 중에선 11.2%(102억 원)가 다른 대출에서 1개월 이상 연체가 발생했다.

은행들은 만기 연장 등 코로나19 지원을 받은 대출은 이처럼 다른 대출에서 연체가 발생했더라도 ‘정상 여신’으로 분류해 관리해오고 있다. 이 때문에 지원책이 종료되면 숨은 부실이 한꺼번에 수면 위로 드러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수익성과 상환 능력을 감안해 일시적 유동성 위기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선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