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끌고 김지찬 밀고…위기에서 탄생한 삼성의 ‘신 득점공식’

삼성 신인 이재현.(삼성 라이온즈 제공)© 뉴스1

“위기는 다른 선수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삼성은 소수에 의해 움직이지 않는다.”

허삼영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시즌 개막부터 주전들이 줄지어 이탈하자 이같이 말했다. 기회를 얻은 선수들이 주전이라는 생각을 갖고 힘을 내주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루키’ 이재현도 갑작스럽게 기회를 얻은 선수 중 한 명이다. 오재일, 이원석 등 핵심 내야수들이 빠지면서 이재현은 개막전부터 3루수로 출전하고 있다.

이재현은 첫 두 경기에서 7번과 2번에 배치됐지만 8타수 1안타에 그쳤다. 그러자 허 감독은 다음 경기부터 이재현을 9번 타순에 배치했다. 부담을 덜고 자신있는 스윙을 하라고 주문했다.

부담을 던 이재현은 기지개를 켰다. 5일 두산 베어스와 경기에서 3타수 1안타 2득점으로 팀의 역전승에 일조한 이재현은 6일 경기에서는 4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으로 활약했다. 시즌 첫 멀티히트와 타점을 올리며 3연승을 이끌었다.

이재현이 9번 자리에서 날아오르자 새로운 득점 공식이 탄생했다. 올 시즌 삼성의 리드오프 김지찬과 내는 시너지가 상대 수비를 뒤흔드는 삼성의 무기가 됐다.

이재현-김지찬 듀오의 힘은 6일 경기에서 빛을 발했다.

5회초 이재현이 실책으로 출루하자 후속타자 김지찬은 번트를 댔다.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를 하는 이재현이 누상에 나가있고, 발 빠른 김지찬이 번트를 대니 두산은 당황했다. 선발 곽빈이 김지찬의 번트 타구를 제대로 잡지 못하는 실책으로 이어졌다. 결국 무사 1, 2루를 만든 삼성은 이후 막혔던 혈이 뚫리며 선취점을 내는 데 성공했다.

7회에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삼성은 선두타자 이재현이 안타를 친 뒤 우익수 김인태의 실책을 틈타 센스있게 2루까지 내달렸다. 이후 김지찬이 후속타를 때려 무사 1, 3루를 만든 삼성은 7회에만 대거 4점을 뽑아 경기 흐름을 완전히 가져왔다.

시즌 개막때만 하더라도 연패를 우려했지만, 삼성은 ‘잇몸야구’로 위기를 돌파하며 3연승을 질주했다. 허 감독의 말대로 누구 하나가 아닌 모든 선수들이 적재적소에서 유기적으로 움직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특히 9번에서 1번으로 이어지는 이재현과 김지찬의 조합은 어느팀에나 위협이 되는 삼성의 ‘신무기’로 거듭났다. 위기에서 탄생한 새로운 득점공식이 삼성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