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북구 관내 한 의료기관에서 어린이가 소아용 화이자 백신을 맞고 있다.(북구 제공)/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은 우리나라 청소년 3명 중 1명은 계속 예방접종을 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조사돼 방역에 큰 구멍이 생겼다.
매일 집계하는 신규 확진자 5명 중 1명이 18세 이하 미성년자인 점을 고려하면 방역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향후 코로나19의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 추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나이 어릴수록 백신 꺼려…특별한 이유 없다도 31.1%
최근 접종을 시작한 만 5~11세로 내려가면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 전체 백신 접종 대상자 306만7614명 중 1차 접종자 1만6695명, 2차 접종자는 927명에 불과하다. 접종률은 1차 0.5%, 2차는 사실상 0% 수준이다.
이 같은 현상은 개선될 여지가 없어 보인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이날 발표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청소년정책 대응 방안 연구’(연구책임자 서정아) 내용을 보면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은 경우, 앞으로도 접종할 생각이 있다는 응답이 66.9%로 조사됐다. 응답자 33.1%는 계속 백신을 맞지 않겠다는 것이다. 미접종 청소년 3명 중 1명꼴이다.
백신을 맞을 생각이 없는 비율은 연령이 낮을수록 높았다. 9~11세 49.4%로 절반에 육박했다. 이어 12~14세 38.4%, 15~17세 27%, 18~24세는 16.4% 순이었다.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는 이유(복수응답)에 대해 ‘이상반응 우려’라는 응답이 51.2%에 달했다. 이어 ‘특별한 이유 없음’ 31.1%, ‘백신 효과 믿을 수 없다’ 20%, ‘기본방역 지키면 예방’ 11.8% 순으로 조사됐다.
◇학부모들 “아직 생각 없다”…확진보다 부작용 더 무서워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선 코로나19에 확진되는 것보다 백신 부작용이 더 우려스럽다는 반응이 많다. 코로나19에 확진돼 사망한 10~19세는 누적 4명, 0~9세는 누적 15명이다. 대부분 기저질환이 있는 사례로 알려졌다.
반면 백신 부작용은 당국으로부터 인정받기도 어렵고, 확진 상황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는 인식이 높다. 자영업자 김남형씨(남·41)는 “초등학생 아들이 있는데, 백신 접종이 꺼려진다”며 “주위를 봐도 코로나19에 걸려 건강에 큰 문제를 겪은 사례는 없지만, 백신 부작용은 이보다 훨씬 위험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광명 시민 김동현씨(42·남)는 “사회적 거리두기도 거의 없어지고 확진되더라도 격리 기간이 줄어든다는 뉴스를 봤다”며 “백신 접종보다는 아이가 마스크 착용 등 개인 방역수칙을 잘 지키면서 상황을 지켜보는 게 더 안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