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6·1 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가 ‘86 용퇴론’으로 번지고 있다.
정계은퇴를 선언한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7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사실 86용퇴론이라는 것도 당사자인 송영길 전 대표에 의해서 대선 때 좀 점화된 측면들이 있지 않느냐”며 “그게 어떻게 보면 화살이 되어 돌아온 격”이라고 꼬집었다.
최 전 수석은 “불과 대선 때 안 나오겠다고 해 놓고 얼마 시간 지나지 않아서 또 나오는 분에게 표를 주겠느냐”며 “그게 현재 (여론)조사상의 상대적인 높은 수치를 가지고 얘기할 수는 있어도 그래서 그것이 서울시장 승리의 절대적인 키포인트라고 주장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작은 이익을 탐하다 큰 것을 잃는다는 사자성어 ‘소탐대실(小貪大失)’을 비틀어 송 전 대표의 출마를 비판한 셈이다.
최 전 수석은 동국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86 운동권이자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인사다. 부산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됐던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에 이어 경기지사 후보군이던 최 전 수석도 전날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이재명계 지원에 힘입어 서울시장 출마를 준비하던 송 전 대표로선 부담이 되는 행보인 셈이다. 송 전 대표는 대선 국면인 지난 1월 “586 세대가 기득권이 됐다는 당내외 비판의 목소리가 있다. 선배가 된 우리는 이제 다시 광야로 나설 때”라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다만 86 퇴조가 현실화될지에는 물음표가 뒤따른다. 지난 20대 국회에서도 86 기득권 문제가 제기됐지만 도리어 86그룹이 오히려 약진해 다선 중진 반열에 오르고, 청와대 참모와 원외에 있던 86 인사들도 대거 국회에 입성한 탓이다.
전대협 3기 의장인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도 지난 총선 불출마와 정계은퇴를 선언했지만 이후에도 꾸준히 정계복귀와 선거 차출설이 나오는 형국이다.
이와 관련, 97세대(70년대생·90년대 학번) 인사인 박주민 의원은 YTN 라디오에 출연해 “당 내부에서 86 용퇴론이라 불리는 세대교체 이야기가 계속 있어 왔는데 힘은 크게 못 받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몇 분들이 맞다고 판단해서 그렇게 하고 계신데 쭉 이어지거나 강화되거나 하지는 않을 거 같다. 집단적으로 뭔가 이야기를 한 건 아니었다”고 전망했다.
반면 당 비상대책위원은 조응천 의원은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아무리 몸에 좋은 거라도 너무 울궈먹었다, 뭐 그런 스스로의 주장 생각들을 몇몇 분들이 많이 하신 것 같다”면서 파장 확산을 점쳤다.
조 의원은 “벌써 김영춘, 또 우상호 의원도 불출마 얘기하시고 그다 최재성 그래도 주요 인물들이 점점 더 산발적이긴 하지만 퍼져나가고 있기 때문에 이게 그냥 연못에 돌 하나 던지는 것 정도는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며 “(파장이) 커질 수 있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