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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군, 시신에도 폭발물 설치…수습하는 사람까지 노린 듯

입력 | 2022-04-07 15:30:00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키이우 인근 도시에서 퇴각하면서 사망자 시신에 폭발물을 설치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공분을 사고 있다.

앞서 러시아군이 민간 주택가에 지뢰를 설치한 데 이어, 사망자 시신을 수습하려는 이들의 목숨도 노린 것으로 보인다고 6일(현지시간) 영국 더타임스, 뉴욕포스트 등 외신이 보도했다.

더타임스는 우크라이나 호스토멜 시의 피오트르 파블렌코 주임 사제 말을 인용해, 이리이 프질리코 호스토멜 시장의 시신에 폭발물이 설치돼 있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군은 호스토멜 공항을 장악하기 위해 개전 초기부터 공수 부대를 투입하는 등 이곳에서 치열한 교전을 벌였다. 최근 우크라이나군의 탈환 전까지 러시아군이 호스토멜을 점령해왔다.

러시아군이 호스토멜을 점령한 당시 프질리코 시장은 시내에 갇힌 시민들에게 식량과 의료품을 전하러 가다 러시아군의 총격을 받아 운전기사와 함께 사망했다.

교인들을 통해 이 소식을 들은 파블렌코 사제는 시신을 옮길 수레를 가지고 현장에 찾았다. 파블렌코 사제가 시신을 수습할 찰나, 러시아 병사 한 명이 “시신을 만지면 폭발할 것”이라고 알려왔다. 이어 이 병사가 숨진 프리질코 시장의 시신에서 폭발물을 제거했다.

이에 파블렌코 사제는 더타임스를 통해 “러시아 병사가 성직자인 나를 보며 수치심을 느꼈는지도 모르겠다”며 “현재 교회 마당에 시신을 임시로 매장한 상태로, 러시아군이 완전히 퇴각하면 정식으로 장례를 치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간인 대량 학살이 이뤄졌다고 보도된 부차뿐 아니라, 호스토멜과 이르핀 등에서도 폭발물이 설치된 시신이 여러 구 발견된 바 있다. 이에 더 타임스는 “민간인 시신 수백 구가 발견됐지만, 폭발물 설치 가능성 때문에 시신 수습 과정이 지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2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철수하면서 지뢰를 대거 설치했으며, 집이나 시신 등에도 기폭 장치 등을 달아놓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6일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와 하르키우 주변에서 철수한 러시아군이 민간인을 겨냥해 움직임을 감지, 폭발하는 신형 지뢰를 설치했다고 보도했다.

[서울=뉴시스]